섹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누드 사진이 해킹범에 의해 노출돼 곤욕을 치렀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10년 즈음일 것이다. 많은 여배우들과 여가수들이, 재미로 찍은 다소 야한 셀카들이 도저히 알 수 없는 경로로 인터넷을 떠돌기 시작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전형적인 예였다. 2010년 12월, 스타일리스트와의 작업 전에 찍었던 매우 사적인 누드 몇 장이 인터넷을 떠돌기 시작했다. 해커가 아길레라의 스타일리스트의 계정을 해킹한 것이다. 아길레라는 곧장 반응했다. 대변인을 통해 “해커의 행동은 물론, 그 사진을 해커로부터 구입하는 행위도 무책임하며 동시에 소송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린 현재 해커의 신상명세를 파악 중이며 파악 후엔 강하게 대처할 것이다. 결코 좌시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2011년엔 현재 애시튼 커처의 아내이자 배우인 밀라 쿠니스가 당했다. 스마트폰이 해킹당했고, 욕조에서 찍은 사진이 노출되었다. 흥미로운 건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사진도 함께 드러난 것. 핑크빛 여성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쓴 사진도 있었고,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게 들통나기도 했다. 같은 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섹시 배우인 스칼렛 요한슨의 휴대전화 속 사진도 만인이 공유하게 되었다. 요한슨은 “나에게서 무엇인가를 훔쳐간 그 사람은… 매우 역겨운 인간”이라며 법적 조치를 했다.
여기서 퀴즈 하나. 이 세 여성 셀러브리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한 사람의 소행이라는 것. 2012년 FBI는 크리스토퍼 채니라는 35세 남성을 체포했고 그의 컴퓨터를 압수했다. 의외였던 건 채니의 반응. 그는 체포될 당시 오히려 경찰을 반기는 눈치였다.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중독이 되었다. 차라리 잡혀서 다행이다. 해킹이 일상이 되어 버렸고, 나는 어떻게 끊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는 언제 어떻게 해킹을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단 시작한 후 그것은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말했다. 해킹과 정보 유출에 관련된 모든 죄를 적용하면 최대 121년 형을 언도받을 수 있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채니는, 현재 10년 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팝카수 케샤의 뮤직비디오 속 모습(왼쪽)과 그녀로 추정되는 여인의 노출 사진.
리한나는 2009년에 억울한 일을 겪었다. 그녀의 누드 사진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상황이 조금 다른데, 해커의 짓이라기보다는 의심 가는 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사귀었던 가수이자 배우인 크리스 브라운. 그와 결별 후 누드가 돌자, 사람들은 브라운이 앙심을 품고 보복성으로 유포했다고 수군거렸다. “내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이라며 “마치 나의 모든 사생활이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이젠 사람들이 나와 내 은밀한 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을 것이다. 너무나 치욕스럽고 황당스럽다”며 고통을 호소했던 리한나는, 하지만 이후 화려하게 재기했다. 재미있는 건 2011년에 크리스 브라운도 사진 유출의 희생자가 되었다는 것. 욕실에서 찍은 누드 사진을 어느 한 여성에 메일로 보냈다고 하는데… 그 여성이 누구였을지 궁금하다. 한편 사람들은 브라운이 곧 나올 앨범의 노이즈 마케팅을 아주 고약한 방식으로 한다고 비난했다.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도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누드 파티를 벌이던 사진이 유출되면서 곤욕을 치렀고, 마일리 사이러스는 올해 초에 유출 사건이 일어났는데 섹스 테이프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사이러스는 “난 그 짓을 할 땐 녹화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맞섰다. 가장 특이한 경우는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 2010년 그는 의자에 앉아 상의는 벗고 하반신엔 사각 트렁크를 입은 사진을 수많은 여성들에게 메일로 보냈다. 이 사진이 무슨 문제냐고? 트렁크를 입곤 있었지만 그 부분으로 페니스를 훤하게 노출하고 있었던 것. 그는 자신의 노래 ‘런어웨이’(Runaway)의 가사를 실천한 것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런 내용이다. “그녀는 내 메일에서 사진을 발견하지/나는 그녀에게 내 거시기 사진을 보냈어.” 사람들은 희귀한 관심 종자 정도로 여겼다. 그렇다면 ‘사진 유출’ 분야에서 지존은 누구일까? 아직 소개하지 않았다. 바로 진관희. 다음 주에 이야기를 이어간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