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조희팔 사건은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으로 꼽힌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 대구에서 골반교정기와 찜질기, 공기청정기 등 장비를 찜질방과 PC방에 대여해주는 업체를 차렸다. 이후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조희팔은 투자자들에게 임대수익금으로 매일 소액의 이자를 돌려주는 수법을 사용했다.
투자자가 늘면서 사업을 확장한 조희팔은 부산, 경남, 서울, 인천 등 전국에 20여 개에 달하는 피라미드 업체를 만들었다. 회사는 마치 점조직처럼 별개의 기업으로 움직였고 조 씨는 회사의 뒤에 숨은 채 ‘왕회장’ 역할을 했다. 5년여의 기간 동안 5만여 명의 투자자를 모은 조희팔은 신입 투자자에게는 내부 직급을 높여 수익금을 늘려준다고 현혹했고 친척과 지인들을 데려오게 했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임대수익금 지급은 하루도 밀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점차 수억 원을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희팔과 주요 임원진들은 전산시스템을 돌려 임대수익금 지급이 불가능해지는 ‘디데이’를 예측하고 있었다. 이후 디데이가 임박한 2008년 10월 말 대구 본사에 있는 전산망을 파기하고 돈을 챙겨 도주했다. 밀항 루트를 사전 계획한 조희팔 일당은 결국 태안 마검포항에서 밀항에 성공했다. 조희팔 사건으로 피해금액만 4조 원에서 10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으며 피해자는 최소 5만 명, 자살한 피해자만 수십 명에 달할 정도로 파장은 심각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