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뛰고 있는 경주마 ‘빅메이저’(한, 암, 4세, 12조 조용배 조교사)<사진>가 지난 12일 금요경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4연패의 고리를 끊고 감격스런 생애 첫 승을 화려하게 장식한 것이다.
올해 부경 경주마들 중 가장 많은 경주에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빅메이저’는 이날 제8경주에서 간발로 앞선 숨 막히는 우승으로 끈질긴 승부근성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빅메이저’는 지난해 3월에 첫 데뷔 해 8월부터 12월 사이의 공백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달 1번 이상 경주에 나서 한 해 동안 총 8개 경주에 출전했다.
하지만 우승은 물론 2위조차도 단 한 번도 하지 못해 승률 및 복승률 0%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빅메이저’는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올해 들어 첫 경마일인 1월 3일 제6경주 출전을 기점으로 ‘빅메이저’는 다른 경주마들과 비교해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출주횟수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1월부터 6월까지 ‘빅메이저’는 무려 12개 경주에 출전해 부경 경주마들 중 상반기동안 출주횟수 1위를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한 달에 1번 정도 경주에 출전하는 일반적인 경주마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빅메이저’는 그 두 배에 해당하는 한 달에 2번꼴로 출전한 셈이다.
이후에도 ‘빅메이저’는 7월과 8월 단 두 달 동안 4번의 경주에 더 출전하는 등 여전히 높은 출주횟수를 자랑했지만 쉽사리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8월에 출전했던 3개의 경주에서 ‘빅메이저’는 3위를 2회 기록하는 등 점차 한 발짝 씩 자신의 페이스대로 우승을 거두기 위한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12일 ‘빅메이저’는 제6경주에 출전해 기막힌 반전드라마를 선보이며 24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빅메이저’의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이 드디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성재 기수(31세, 3조 오문식 조교사)를 태운 ‘빅메이저’는 초반 6위로 출발해 중하위권에서 맴돌았고 마지막 4코너 돌때까지도 큰 순위 변동 없이 경주를 이어갔다.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선두권에서 경쟁했던 말들이 일렬을 이루면서 치열하게 순위싸움을 시작했고, ‘빅메이저’ 역시 점차 차이를 조금씩 좁혀나갔다.
결승선을 불과 200m도 채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부터 빅메이저’는 그야말로 쏜살같이 앞으로 나오면서 순식간에 1위 경쟁에 가담했고, 결국 2위를 이른바 ‘코 차’로 따돌리면서 짜릿한 우승을 거뒀다.
경주 후 소속 조교사인 조용배 조교사는 “암말이고 덩치가 작은 ‘빅메이저’가 지금까지 순위 경쟁에서 종종 밀렸는데 오늘 경주에서 후반 추입작전이 잘 맞아떨어져 우승을 거둔 것 같다”며 우승소감을 말했다.
이어 “작지만 워낙 근성이 좋고 튼튼한 말이라 자주 출주시켜서 실전경험을 넓혔는데 잘 버텨줬다. 특히 이렇게 우승까지 선사해줘서 뿌듯하다”며 기쁨을 표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