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금호종금 대표와 전직 임직원 A 씨 등 3명은 지난 2008년 골프장 건설업체 H사에 280억 원 부실대출을 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등으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열린 3차 공판에서 금호종금 기업금융팀의 직원이 증인으로 나섰다. 그는 “검찰조서를 보면 ‘H사 대출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는 진술이 있는데, 박세창 부사장과 H사 회장의 아들 J 씨 사이의 친분관계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냐”는 A 씨 변호인 측 질문에 “나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지만, 사전검토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알았다”며 “그러나 김종대 전 대표가 H사의 대출건을 쉽게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눈치를 봐야하는 분위기였고, 박 부사장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박 부사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박 부사장은 금호종금 부실대출 사건 수사 초기에 서울남부지검의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H사 회장의 아들 J 씨와 박 부사장이 초등학교 동창으로 친분관계가 있었으며, 우리은행으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아내지 못한 H사에게 박 부사장이 금호종금을 소개를 시켜줬기 때문이다. 당시 박 부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략경영본부 이사였고, J 씨는 H사의 등기이사였다. 이후 우리은행에 추가대출을 받지 못했던 H사는 담보 없이 보증만으로 금호종금으로부터 270억 원을 대출 받았다.
또한 H사가 금호종금에 170억 원의 1차 대출을 받은 지난 2008년 4월, 박 부사장은 J 씨에게 3억여 원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 대가성이 의심되는 거래였다. 그러나 둘 사이의 거래는 검찰 조사에서 J 씨가 박 부사장에 운영자금을 빌린 것이고 이를 갚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부실대출 과정에서 박 부사장의 연관성에 대해 혐의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부사장의 재판 출석 여부에 대해 “오는 22일 공판에 증인 출석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박세창 부사장이 부실대출 과정에서 전혀 영향력을 행사한 바가 없다. 그런 점을 검찰 수사에서 다 소명을 했고, 무혐의 처리를 받았다. 왜 피고인 측에서 박세창 부사장을 걸고 넘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법원의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해 지난 17일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박 부사장은 오는 22일 공판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호종금은 지난 2007년 금호그룹에서 분리돼 우리금융지주 사모투자펀드 우리사모투자전문회사에 편입됐다가, 지난 2013년 우리금융그룹으로 들어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