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다른 초선 의원은 “이 시기에 꽤 주요한 당직을 맡은 건 좀 실책이었다고 본다. 정작 내 지역구 관리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며 “뭘 물어보려고 동료들에게 전화하면 대부분 요즘 지역구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부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고 했다.
오히려 어떤 역할이 주어져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지금은 열심히 할수록 표가 떨어지는 이상한 시기라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의원은 “온 국민으로부터 욕먹고, 지역구 가면 지역민들이 욕하고 정말 괜히 맡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국회가 공전하는 틈을 타 외유 중인 의원들도 꽤 있다는 전언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실 관계자는 “현안 때문에 연락할 일이 생긴 의원들 다수가 로밍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아예 ‘민원인의 날’을 정해 국회 일정과 관계없이 지역구 비비기에 나선 의원들도 많다. 국회 일은 알아서 할 테니 보좌진들은 지역구를 장악하라고 엄명을 내린 의원도 있다고 한다. 국정감사 일정도 잡히지 않아 새누리당이 서면국감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한 보좌관은 “올해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국회가 없었다. 세월호를 빼고 한 일이라곤 없는데, 세월호는 가라앉고 세월만 가고 있다”고 했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