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졌다. 사진제공=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아시안게임이요? 플래카드를 보긴 했는데, 어디서 하는 거예요?”
“여기가 메인프레스센터가 있는 곳이라는데, 우린 별로 관심 없어요.”
“아시안게임 때문에 교통만 불편하고, 누구를 위한 아시안게임인지 모르겠네요.”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을 불과 이틀 앞둔 9월 17일, 아시안게임 조직위와 메인프레스센터(MPC)가 있는 송도 컨벤시아 인근에서 만난 인천 시민들은 대부분 아시안게임에 대해 심드렁한 태도를 나타냈다. 오히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기간 동안 인천에서 시행되는 차량 2부제에 대한 불만들이 먼저 터져 나왔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아시안게임 열기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기업과 제휴를 맺고 스포츠와 연예계 스타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러나 여론이 살아나질 않고 있다. 미디어도 아시안게임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 추신수가 인천아시안게임 홍보대사를 맡고, 배우 겸 복싱선수 이시영과 전직 마라토너 이봉주가 아시안게임 홍보 영상에 출연하는 등 이름 있는 스포츠 스타와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홍보에는 열심이지만, 단순히 그런 얄팍한 홍보로는 가라앉은 아시안게임 열기를 살리기가 어렵다는 게 아시안게임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비단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현장에서도 경기 준비 부족에 대한 성토가 끊이질 않았다. 14일 가장 먼저 막을 올린 남녀축구 예선전에서는 기자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실시간으로 작성돼야 할 기록지가 나오지 않아 기자들이 해당국에 문의를 해야 했고, 선수 엔트리 명단조차 제때 배포되지가 않았다. 기자석 부족으로 외국 기자들이 무릎 위에 노트북을 펴놓고 기사를 작성했고, 와이파이도 비밀번호 실종으로 외신기자들한테는 그림의 떡이었다. 외신 기자들은 마감 시간에 맞춰 기자 송고가 어려워지자 본사에 전화로 기사를 불러주는 어이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기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미디어 수송 셔틀버스도 고장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미디어 가이드에 기재된 대로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는 버스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느 경기장에선 취재를 마치고 나온 기자들이 약속된 셔틀버스를 기다렸지만, 버스 기사는 이미 퇴근해버린 뒤라 자정 넘은 시각에 썰렁한 경기장 주변을 뛰어다니며 택시를 잡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을 취재하는 한 기자는 “제때 출발하거나 제때 오지 않는 버스는 이제 익숙한 일이다. 문제는 버스가 가다가 고장으로 서는 황당한 일도 벌어진다는 사실이다”면서 “뒤늦게 출동한 차량정비사들이 차를 고친 후 출발하는 바람에 경기 시작 1분 전에 운동장에 도착한 적도 있었다”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선수촌에 입촌한 각국 선수단의 불만도 줄을 이었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곳이 식당이다. 한 마디로 선수촌 식당의 음식이 ‘아주’ 맛이 없다는 것. 심지어 한국 선수단들도 식당의 음식 맛에 대해선 고개를 돌릴 정도이다. 태극마크를 단 한 선수는 “언론에는 식당에서 맛있게 밥을 먹는 선수들 모습이 홍보됐지만, 실제론 음식에 대한 불만이 예사롭지 않다”면서 “음식 가짓수는 다양한데, 먹을 만한 게 없다 보니 선수들이 식당에서 밥 먹는 걸 꺼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촌 엘리베이터 고장은 외신에까지 보도됐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16일 ‘일본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선수촌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22층을 도보로 왕복했다’고 전했다. 일본 남자 배구 대표팀의 고시카와 유우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아 17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선수촌에 에어컨도 설치되지 않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씨에 선수들만 고생 중이다. 18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선수촌에 설치된 에어컨은 각국 선수단 사무실에 구비된 45대가 전부다. 각 숙소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조직위 측에서는 추가 비용을 내고 설치를 요청하면 바로 달아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대응했지만, 각국 선수단은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컨디션 저하를 우려했고, 중국, 일본 등은 일부 숙소에 에어컨을 들여놓았다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입장권 판매 부진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극심한 입장권 판매 부진도 조직위의 골머리를 썩게 하고 있다. 17일까지만 해도 전종목 입장권 예매율은 약 18%에 머물렀다. 물론 조직위에선 실제 개막식 이후에는 입장권 판매율이 급등할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6만 석 규모의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개회식 입장권이 50%를 겨우 넘겼다는 대목에선 문제의 심각성이 읽혀진다.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지정 여행사를 통해 판매 중인 해외 티켓 판매분도 기대를 밑돌고 있다. 조직위에서는 뒤늦게 직원들을 통해 인센티브 판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협조 요청, 공기업, 지역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남은 티켓을 소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강매’ 분위기가 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인천아시안게임의 투자비용은 총 5조 원가량이다. 경기장 건설비용 1조5000억 원과 대회운영비 3000억 원 등이 포함됐다. 방송 중계권료 및 티켓 판매 수익 등을 합쳐 약 1000억 원의 순익이 예상되지만, 현재 조직위 관계자들은 “순익은 고사하고 적자만 면해도 다행이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인천=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깜짝 등장 추측 난무 류현진 콜? 다저스가 웃을라 그중에서 정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물 후보가 등장했다. 바로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인천이 자랑하는 스타플레이어이고, 무엇보다 부상으로 등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한국에서, 그것도 고향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잠시 귀국할 수도 있다는 추측들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메이저리그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데서 나온 황당한 시나리오였다. 설령 류현진이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라고 해도 메이저리그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을 앞둔 마당에 류현진의 성화 봉송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류현진은 개막식이 열리는 19일, 시카고 원정 경기에 합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10월 4일 폐막식에 류현진이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할 경우가 전제조건이지만 말이다. [영] |
가장 관심 모으는 경기는? 박태환 vs 쑨양 신기록 나올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박태환과 쑨양. 연합뉴스 그중에서도 신기록 달성은 ‘꽃 중의 꽃’ 종합대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박태환과 중국 간판스타 쑨양의 대결은 신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기로 꼽힌다. 자유형 400m 아시아기록은 2012런던올림픽에서 쑨양이 세운 3분40초14로, 세계기록에 근접해 있다. 아시안게임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세운 3분41초53이다. 이는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개인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 육상은 아시안게임 기록은 기대하지 못해도 한국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국기록(10초23) 보유자인 김국영의 컨디션이 워낙 좋은 상태라 한국기록 경신과 남자 100m 메달 획득까지 노리고 있는 중이다. 손연재. 연합뉴스 2위는 박태환이 차지했다. 지난 2개 대회 연속 수영 3관왕에 오른 박태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3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하며 금빛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밖에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도마의 신’ 양학선(16.1%, 483명)과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메달 사냥에 나설 사격의 진종오(7.6%, 228명)가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영] |
서울대 재학생 출전 화제 정정수·양준혁 ‘주훈야독’ 했어요 서울대 재학생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고? 사실이다. 남자수영대표팀에는 서울대 재학생이 두 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남자 자유형 계영 400m와 800m에 출전하는 양준혁과 계영 800m에 출전하는 정정수가 주인공이다. 양준혁과 정정수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운동 환경 속에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훈련이 없는 시간에는 책만 파고들었다고 한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느라 숙소에 돌아가선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지만 공부를 위해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책상에 앉아 국영수와 씨름을 했다는 것. 둘은 모두 서울대 체육교육과 재학생이다. 특히 양준혁은 수시전형으로 2013년 서울대 체교과에 입학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영역 점수는 100점 만점에 94점. 당당히 1등급이었다. 서울대 입학 후에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생활은 계속됐다. 양준혁은 “다들 우수한 학생들이라 공부만 해도 따라가는 것이 힘들었다. 수영을 병행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하지만 보람은 있다”라고 대학생활을 설명했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