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대법원에서 이혼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럼에도 또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한 까닭은 무엇인지.
▲ 대법원의 판결 내용은 이제 부부로 함께 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시 1년가량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만날 수 없고 연락도 안된다. 이혼하지 말고 부부 관계를 유지하라는 게 대법원의 판결 내용이었지만 여전히 동거 및 협조의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방법은 이혼뿐이라고 결심하게 됐다.
- 많이 피곤해 보인다.
▲ 아침 일찍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을 찾아 이혼 소장을 직접 접수하고 와서 조금 피곤하다. 이렇게 법원에 이혼 소장을 내는 게 처음이 아니지만 스트레스는 여전한 것 같다. 게다가 이번엔 단호한 의지로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 내가 직접 소장을 접수했다.
<일요신문>과의 인터뷰 중인 정수경 씨.
- 그 동안 전혀 나훈아 씨하곤 연락인 없었나? 지난 봄 한 번 만난 것으로 아는데.
▲ 지난 봄 양평 사무실을 찾아 짧게 만났다. 그리고 두 통의 편지를 받은 게 전부다. 수차례 전화하고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두 번 보낸 게 전부다. 부부라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연락처와 주소는 양평 사무실뿐이다. 아무리 전화를 하고 편지를 해도 묵묵부답이다.
- 나훈아 씨가 지난 봄 만났을 땐 미국에서의 일을 모두 정리하고 들어와 같이 살자고 제안했다고 들었다.
▲ 그렇다. 그렇지만 그게 어불성설이다. 미국에서 이혼한 것을 정리하려면 당사자(나훈아)가 직접 미국 법원에 가야 한다. 나 혼자 정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편지를 통해서는 미국에서의 일을 정리하지 않아도 되니 들어와서 같이 살자는 내용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한국으로 왔지만 여전히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 어떻게 연락을 취했나?
▲ 지난 봄 한국을 다녀간 뒤 미국에서 아이들과 지내다 지난 주말에 귀국했다. 귀국에 앞서 언제 입국하지 공항으로 나와 달라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무조건 한국으로 들어와서 같이 살자고 했으며 배웅을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 월요일에 직접 양평사무실에 찾아갔다. 그렇지만 여전히 만날 길이 없었다. 사무실엔 남편의 여동생이 있었지만 문도 열어주지 않고 인터폰으로 자기도 연락이 안 된다는 말만 하더라. 한국에 들어오라고 해서 왔는데 이번에도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렇게 이혼을 결심했다.
- 이미 이혼소송을 내고 대법원까지 가서 패소했는데 다시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
▲ 지난 1년 동안 정말 생각이 많았다. 지금처럼 살 거라면 이젠 이혼해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자제분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미국 법원에선 이혼이 이뤄졌는데 한국에서 이혼 소송에 패소한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이번에 한국으로 오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은 법원이 이혼하지 말라고 판결을 내렸다면 법원에서 어디서 어떻게 같이 살라고 정확하게 명시해 주거나 안 되면 강제 집행이라도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더라. 이렇게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혼하는 게 옳다는 생각에 아이들도 동감해줬다.
- 미국에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 아이들과 함께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다. 이번에도 남편은 만나지 못하고 이혼 소장만 접수했다. 며칠 짧게 한국에 머문 뒤 다시 미국으로 갈 계획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