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오늘도 회사에서 돌아온 당신은 짜증 섞인 푸념을 토해낸다. ‘칼퇴’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 간신히 막차를 타고 돌아오게 만든 과중한 업무만으로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지만 당신을 힘들게 하는 진짜 이유는 과로가 아니다.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얄미운 상사, 영혼 없이 일하는 무기력한 동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는 어설픈 후배…. 당신을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다.
비단 직장생활에서만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것이 아니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어느샌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부부관계, 나도 모르게 질투하고 경쟁하게 되는 친구관계, 조심스럽기만 한 고부관계 등 끝나지 않을 듯 쌓인 일보다도 사람에 치이는 ‘관계 스트레스’ 때문에 우리는 더 괴로워한다.
오늘도 ‘관계 스트레스’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해 국내 최초로 ‘삼성 그룹 임원 스트레스 검진 프로그램’을 담당한 강은호와 정신과 전문의 최초로 KT 리더십 강사로 일한 김종철이 나섰다.
정신의학의 기존 이론에 자신들의 다양한 상담 경험을 더해 일종의 관계 공식인 ‘Ks 사이클’을 정리한 저자들은 관계 문제로 인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시선을 제시한다.
상대가 왜 그런 발언과 행동을 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한다고 해도 관계상의 문제나 갈등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정신과전문의가 만난, 관계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나만 그런 문제로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너의 문제’와 ‘나의 문제’를 구분함으로써 관계상 혼란과 오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문학동네. 1만 4800원. 296쪽.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