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년층이 가해자로 밝혀진 강간과 강제추행 사건만도 1422건에 달했으며 살인, 강도, 폭력 등 다른 강력 범죄도 매년 증가 추세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년층의 전체 범죄건수는 13만 4506건으로 2012년 12만 5012건에 비해 7.6% 증가했다.
강력 범죄의 증가폭은 더 컸는데 2012년 1277건에 비해 32.9%나 오른 1679건을 기록했다. 이중 71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강력 범죄 건수도 467건에 달했다. 2012년에 358건과 비교했을 때 30.4%나 증가한 수치다. 강간과 강제추행부분에서만도 29.4%나 증가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는 살인을 저지르는 노년층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전체 살인 사건의 4.6%만이 피의자가 노년층이었다. 하지만 2011년 7.2%, 2013년 10.9%로 가파르게 증가하더니 올해 1~4월에만 19.1%를 기록해 심각성을 경고했다.
실제 노년층이 벌인 살인 사건을 보면 잔혹함에 깜짝 놀랄 정도다. 지난 2월 박 아무개 씨(75)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한 다세대주택 3층에서 집주인 D 씨(여·75)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폭력을 휘둘렀다. 얼굴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도 모자라 화분으로 내리쳐 결국 D 씨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박 씨의 범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 D 씨의 집을 찾아간 박 씨는 자신의 행적을 지우기 위해 신문지를 이용해 집안 전체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나는 악행까지 저질렀다.
경찰의 추적 끝에 붙잡힌 박 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자해까지 한 뒤 ‘괴한에게 흉기로 찔렸다’며 112에 허위 신고까지 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년 범죄에 대해 유대운 의원은 “100세 시대를 맞아 범죄 연령 역시 전반적으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인다”며 “강간과 강제추행을 비롯한 강력범죄의 증가율이 높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노인 범죄 백태 단지 나이가 많을 뿐 노인이라고 해서 저지르지 못하는 범죄는 없었다. 성범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월에는 인삼주 한 잔에 이성을 잃고 연상의 여인을 범하려 했던 70대 할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노인정 부회장을 맡고 있던 이 아무개 씨(70)는 사건 당일 여러 회원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생각보다 일찍 자리가 끝나자 이 씨는 회원 중 한 명인 김 아무개 씨(여·78)의 집을 방문했다. 완벽한 범죄를 위해 평균 나이 61세의 노인들이 모여 절도단을 꾸리는가 하면 오로지 범죄를 위해 ‘몸짱’이 된 노인도 있다. 지난 8월 경기 의왕경찰서는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50대로 보이는 남성이 자신의 방안에 침입해 지갑 속 돈을 훔쳐갔다는 내용이었다. 피해자는 “잠결이었지만 1m 남짓한 담장을 가볍게 뛰어넘어 옆집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게 중년의 모습 같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CCTV에 찍힌 피의자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담벼락을 타고 이동하는 등 놀라운 운동신경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달 만에 붙잡힌 절도범은 70살 고령의 할아버지였다. 놀라운 반전의 장본인은 “몸이 튼튼해야 범행하기가 좋다. 담장 타기도 쉽고 집 넘어가기도 좋아서 날마다 공원에서 살다시피 운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를 붙잡은 경찰 역시 할아버지라곤 믿을 수 없는 힘과 근육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