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태국 이주노동자들의 ‘앉은뱅이병’ 발병 원인 물질인 노말헥산과 이소프로필알콜(IPA) 등도 검출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는 발암물질 검출량이 유해 기준치 미만이긴 하지만, 허용된 물질인 IPA와 땜납(무연납)을 제외한 모든 물질은 전량 폐기토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는 전자제품을 수리하면서 사용하는 전자기판 세척제로 지난 2008년 이전에는 시너를, 2010년 이전까지는 TCE를 사용했고, 최근 들어 IPA로 세척액을 변경했다.
또한 납땜 수리에 쓰이는 유연납도 무연납으로 바꾸도록 했으나, 여전히 상당수의 센터에서는 유연납이 그대로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년간 삼성전자서비스 동대전센터에서 내근직으로 근무하며 전자제품 수리를 담당해 온 이 아무개 씨(43)가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노동조합의 자체 조사로 확인됐다.
이 씨는 청소기, 선풍기, 전자레인지, 전기압력밥솥 등 가전제품 수리 업무를 담당했는데, 주로 납땜 등의 작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계에서는 납·수은 등 중금속 노출이 루게릭병 발병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씨에 대한 산재신청에 나선다고 밝혔다.
은수미 의원은 “전자제품 AS 센터는 작업자들뿐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들까지 수시로 드나드는 장소”라며 “서비스센터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