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2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동부제철과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82년 동부제철 전신인 동진제강 인수 후 32년 만이다.
김 회장은 “원료자립의 숙원을 실현하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철강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전기로제철 사업을 성공시키려고 했던 동부제철의 꿈은 잠시 좌절됐지만, 여러분들은 각자 맡은 위치에서 동부제철의 비전인 ‘경쟁력 세계 제일의 제철회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회장은 “그동안 동부제철의 냉연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기로제철 사업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셨던 여러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나 역시 그동안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다. 회사의 차입금 1조 3000억 원에 대해 개인보증을 서고, 전 재산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여력이 없어 동부제철을 도울 수 없어 안타깝지만, 언제라도 여건이 허락되면 내 모든 것을 바쳐 동부제철과 여러분을 지원하겠다는 결심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부그룹 계열사의 모든 임직원들도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졸업하고 경영이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동부제철을 돕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미래가 동부제철에 달려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계속 정진해달라”며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꿔나가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제철은 지난 22일 오후 늦게 김 회장의 서명이 포함된 MOU 최종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이어 김 회장은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이행을 위한 약정서를 맺는다. 약정서에 따라 감자를 단행하면 김준기 회장은 경영권을 잃게 된다. 경영정상화방안은 △대주주 100대 1, 일반주주 4대 1의 차등 무상감자 △채권단 530억 원 출자전환 △신규 자금 6000억 원 지원 △기존 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로 금리인하 등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