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뉴스 캡처
[일요신문] 살인 청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 서울시의원과 공범 팽 아무개 씨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23일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 심리로 열린 4차 국민참여재판기일에서 검찰 측은 서울 강서구 재력가 송 아무개 씨에 대한 살해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 서울시의원과 공범 팽 씨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검찰이 제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팽 씨가 지난해 9월 17일 김 의원에게 “잘 되겠지. 긴장은 되는데 마음은 편하네”라고 보낸 메시지에 김 의원은 “잘 될 거야. 추석 잘 보내라”라고 대답했다. 또 팽 씨는 이틀 뒤 9월 19일 “오늘 안 되면 내일 할 거고 낼 안 되면 모레 할 거고 어떻게든 할 거니까 초조해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김형식 의원에게 보냈다.
김형식 측 변호인은 이에 팽 씨가 한때 중국에서 모조명품(짝퉁)을 들여와 파는 일에 종사한 적이 있다며 “짝퉁 물품에 붙일 라벨작업을 하는데 긴장이 된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3년 9월경 김형식 의원이 팽 씨에게 전화해 추석이라 S빌딩에 있는 식당이 문을 닫고 조용할 테니 (살인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팽 씨 진술도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일 팽 씨는 “애들은 10일 날 들어오는 걸로 확정됐고 오면 바로 작업할 거다”라는 메시지를 김형식 의원에게 보내기도 했으며, 올 1월 8일에 “이번 주까지 정리”라는 팽씨의 메시지에 김형식 의원이 “콜”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받은 내용이 드러났다.
팽 씨는 이에 대해 앞선 공판에서 “(메시지에 언급된) ‘애들’은 김형식 의원이 구해달라고 부탁한 청부살해업자들”이라고 증언했지만, 김형식 측 변호인은 “팽 씨가 하던 짝퉁수입 일에 관계된 업자들”이라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또 메시지들을 근거로 “사전에 두 사람이 얘기가 다 된 것이다. 김 의원의 교사 행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은 “검찰이 짜 맞추기를 하면서 몰아치는데 피고인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해 난항이 예상됐다.
한편, 김형식 의원은 10년 지기 친구인 팽 씨를 시켜 송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형식 의원이 송 씨로부터 서울 강서구의 S빌딩 용도변경 청탁과 함께 5억여 원의 금품과 접대를 받았고, 용도변경 추진이 무산되자 살인을 사주했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6일간 집중심리를 한 뒤 오는 27일 판결을 선고하기로 결정했다.
윤영화 온라인 기자 yun.layl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