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라질과 미국에서 충격의 연쇄 살인범 둘이 검거됐다. 특히 둘 모두 이렇다 할 이유 없이 무작위로 살인을 저질러왔다는 점은 공포영화 속 연쇄 살인마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수법도 잔인했다. 브라질 연쇄 살인범의 경우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총을 쏴서 살인을 저질렀다. 미국 연쇄 살인범의 경우에는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목 졸라 죽인 후 폐가에 시신을 유기한 채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 지금까지 각각 39명과 7명 혹은 그 이상을 연쇄 살인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희대의 연쇄 살인마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된 두 살인범들의 행각을 짚어봤다.
브라질 20대 연쇄 살인마 다 호샤는 백주대낮에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총을 쏘는 방식으로 살인을 저질러왔다. CCTV에 촬영된 범행 장면.
“지금까지 최소 39명을 죽였다. 사실 얼마나 죽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41명 아니면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지난 14일, 브라질 중부 고이아스주 고이아니아시에서 검거된 치아구 엔히크 고메스 다 호샤(26)는 경찰조사에서 태연하게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전 경호업체 직원이었던 그는 2011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지난 4년 동안 고이아니아시를 돌아다니면서 무작위적으로 살인을 저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범행 대상은 여성, 노숙자, 동성애자(복장 도착자), 매춘부 등이었으며, 이 가운데 여성은 22명이었다. 여성들의 나이는 14~29세로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었다.
그의 범행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가령 매춘부는 칼로 찔러 죽였으며, 동성애자는 목을 졸라서, 그리고 노숙자와 일반 여성들은 가슴에 총을 쏴서 죽였다. 또한 여성들의 경우에는 과거 사귀었던 여성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긴 머리의 여성들만 골라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범행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그가 백주대낮에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총을 쏘는 방식으로 살인을 저질러왔다는 데 있다. 훔친 번호판을 부착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던 그는 희생자들에게 접근해 “도둑이다!”라고 소리를 지른 후 총을 쐈으며, 총을 쏜 후에는 아무런 물건도 훔치지 않은 채 재빨리 도주를 하곤 했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 늘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있었다.
다 호샤(원 안)와 그에게 희생당한 여성들. 다 호샤는 과거 사귀었던 여성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긴머리의 여성들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첫 번째 희생양은 14세 소녀였다. 당시 소녀는 광장에서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한 다 호샤가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다음 날에는 23세의 여성이 같은 방식으로 살해됐으며, 이런 식으로 지난 7개월 동안 살해된 여성은 모두 열다섯 명이었다.
인근 폐쇄회로 화면에 촬영된 범행 장면은 끔찍했다. 다 호샤로 추정되는 남성이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14세 소녀에게 다가가 총을 쏘는 장면, 그리고 길거리에 누워 잠자고 있던 노숙자 머리에 총을 쏘고 도망가는 장면 등이 그것이었다.
그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이 막을 내린 것은 70일간에 걸친 경찰의 추적 덕분이었다. 당시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을 비롯한 지역 사회는 얼굴을 알 수 없는 미치광이 연쇄 살인범이 버젓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었으며, 하루빨리 살인범을 붙잡아줄 것을 경찰에 촉구하고 있었다. 이에 경찰은 특수전담반을 꾸려 대대적인 수사작전에 들어갔으며, 마침내 지난 14일 가짜 번호판을 부착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던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체포 후 순순히 모든 범죄 사실을 시인했던 다 호샤는 경찰 조사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 놓았다. 지금까지 39명을 죽였으며, 모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기분 내키는 대로 죽여왔다는 것이었다. 그를 취조했던 더글라스 페드로사는 “그는 모든 희생자들에게 번호를 붙여 놓고 있었다. 이를테면 30번, 12번 이런 식으로 말이다”라고 말하면서 그의 냉혹한 모습에 치를 떨었다.
희생자들의 얼굴은 기억하지 못해도 모든 범행 사실은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그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범행 장소와 당시의 기분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했으며, 시종일관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은 채 냉정한 모습을 보여 경찰관들을 놀라게 했다.
살인을 저지른 동기에 대해서는 ‘분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그것이 차오르면 살인을 해야 했다”라고 말했으며, ‘그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그저 엄청난 분노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그는 “살인을 해야지만 비로소 분노가 가라앉았다”면서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서 다른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살인을 저지른 후에는 죄책감이 느껴졌고, 이 때문에 다시 화가 나서 살인을 저지르곤 했다. 그러고 나면 더 큰 분노가 밀려왔다”라고 고백했다.
한편 그가 갖고 있는 이러한 분노의 원천은 어린 시절 겪었던 성폭행의 악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겪었던 악몽에 대해서 그는 “11세 때 이웃집 아저씨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 그 후로 나는 내 자신이 쓸모없게 느껴졌다. 한 달 동안 성폭행은 계속 됐으며, 그 아저씨는 다른 사람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때부터 내 안에서 분노가 자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술을 퍼마시기 시작했다. 22세가 되던 때, 더 이상 내 자신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살인을 저질러야 했다”라고 말했다. 살인을 저지른 후에는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전혀 즐겁지만은 않았다. 늘 후회가 밀려오곤 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교도소에 수감된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범행을 자백한 이상 실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 자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형 제도가 폐지된 브라질에서 살인범들에게 부과되는 최대 형량은 30년이다.
미국 연쇄 살인범 대런 디언 밴과 그에게 희생당한 여성들. 맨 오른쪽은 시체가 발견된 폐가.
브라질의 연쇄 살인범 소식에 충격을 받았던 것도 잠시. 얼마 전에는 이에 질세라 미국에서도 연쇄 살인범이 검거됐다. 지난 17일, 인디애나주 개리에서 체포된 대런 디언 밴(4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성범죄 전과자였던 그는 지금까지 최소 일곱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성매매 사이트를 통해 만난 애프리카 하디(19)라는 여성을 모텔에서 만나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그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으며, 심지어 추가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다.
“여섯 명을 더 죽였다”라고 말한 그는 경찰들에게 시신을 유기한 장소까지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주로 폐가에 시신을 유기했다는 그의 진술에 따라 인근 폐가들을 수색했던 경찰은 실제 그곳에서 여성들의 시체를 발견했다. 어떤 집에서는 시신 세 구가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으며, 모두 이미 부패가 진행됐거나 백골화가 된 상태였다.
현재까지 신원이 밝혀진 여성들은 세 명. 이 가운데 애니스 존스(35)라는 여성은 지난 10월 8일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모두 최근에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밴의 진술에서 20년 전에도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가 있다면서 20년 전 같은 지역에서 발생했던 미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범행을 저지른 동기에 대해서 그는 “딱히 이유는 없었다”라고 말했으며, 그의 체포 소식을 전해들은 전 부인이었던 29세 연상의 마리아 밴(72)은 “그는 수상했으며, 괴상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면서 “그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희대의 연쇄살인마들 루이스 가라비토, 172명 살인 가난한 소녀들에 선물 준 뒤 ‘덥석’ 지금까지 100명 이상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들로는 누가 있을까. 영화보다 더 잔혹한 최악의 연쇄 살인범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이 모두 남미 출신이라는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 1. 루이스 가라비토(콜롬비아) 그의 범행 대상은 어린 소년들이 대부분이었다. 거리에서 만난 8~16세의 가난한 아이들을 골라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아이들에게 선물이나 푼돈을 쥐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아이들의 환심을 산 후에는 산책을 하자는 명목으로 인적이 드문 길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다음 칼로 찔러 죽였다. 시신을 토막내서 유기하는 잔혹함을 보였으며, 이렇게 그가 살해한 소년들은 적게는 172명에서 많게는 4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 페드로 로페즈(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3. 다니엘 카마르고(콜롬비아, 에콰도르) 외곽에 있는 교회까지 길을 알려 달라면서 한적한 숲속으로 소녀들을 데리고 가 성폭행한 후 목 졸라 죽였으며, 저항할 경우에는 칼로 찔러 죽이기도 했다. 1986년 체포된 후 콜롬비아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탈옥에 성공했으며, 그 후 에콰도르로 건너가 계속해서 살인 행각을 저질렀다. 1989년 다시 체포됐으며, 교도소 안에서 다른 수감자에 의해 살해당했다. 4. 페드루 호드리게스 필류(브라질) 5. 캄파티마르 샨카리야(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