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OBS 뉴스 캡쳐
[일요신문]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귀국한 미국인 간호사가 주 당국의 자택 격리 명령을 거부하고 외부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케이시 히콕스(33)는 남자친구와 메인주 켄트 포트에 있는 자택에서 나와 헬멧을 쓴 채로 5km 가량 자전거를 탔다. 에볼라가 확산된 시에라리온에서 24일 귀국한 히콕스는 뉴저지주의 첫 의무격리 대상자가 돼 사흘간 격리된 후 퇴원해 메인주로 돌아온 바 있다.
메인주는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 동안 히콕스에게 자발적 자택 격리를 명령했었다. 하지만 히콕스는 전날 MS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에 음성반응을 보였고, 현재 아무런 증상도 없으므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없다”면서 주 정부의 조치를 따를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집앞 기자회견에서도 히콕스는 “격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가만히 앉아 내 인권이 침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루 2번 체온을 재는 등 몸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간호사협회도 히콕스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히콕스는 아무런 증상도 없어 질병통제예방본부(CDC)의 격리 대상이 아니다”면서 “과도한 조치는 에볼라에 대한 공포와 오해만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히콕스의 행동에 대해 폴 르페이지 메인주 주지사는 “주 정부의 노력에도 히콕스와 합의에 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법이 허용하는 권한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이 법원명령을 받아 의무 격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볼라 잠복기를 고려한 21일간의 격리 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윤영화 온라인 기자 yun.layl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