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출입기자가 보고서의 실체를 확인한 후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에게 건넨 자필 메모.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국정원과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시 기획조정실은 ‘박원순 제압 문건’ 대응 차원에서 전략회의를 열고 ‘국정원 추정문건 대응조치 진행사항 분석’이라는 A4용지 44쪽 분량의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된다고 하는 이유는 관련 보도 직후 서울시에서 “만들다가 폐기한 문건”이라고 해명했다가 다시 “그런 문건을 만든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는 최근 기자에게 메모 한 장을 건넸다. 시청 출입기자가 해당 보고서의 실체를 확인한 이후 내용 일부를 자필로 써서 건넨 메모다. 해당 메모에서 김기백 대표 역시 국정원의 지원을 받은 보수단체 인사로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지난해 박원순 시장과 당시 기획조정실장인 정효성 행정1부시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 역시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채 1년 이상 지난 상황이다. 고소장에서 김 대표는 “고소인이 마치 국정원의 사주를 받아 박주신의 공개재신검을 요구한 것처럼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매도했다”며 “이 메모는 시청 출입기자가 문건을 보여준 이후 나와 관련된 내용을 전해준 것이다. 발뺌할 수 없는 증거임에도 검찰은 진상 조사를 비롯해 박 시장을 상대로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