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는 <더 박스>(마크 레빈슨)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존 J 머피) 등 경제 관련 서적을 10여 권 추천했고 NHK다큐 <글로벌마켓>, KBS신년기획 <무엇이 세계경제를 움직이는가>, 시뮬레이션 게임 <캐피탈리즘 2> 등 국제금융을 이해하는 미디어 참고자료도 제시했다. 그밖에 <회계학 콘서트>(하야시 아츠무) <마케팅 불변의 법칙>(알리스, 잭트라우트) 등 회계와 마케팅 관련 참고자료들까지 추천, 폭넓은 지식을 뽐내기도 했다.
이 중 <더 박스>는 온라인 서점에서 미네르바 추천도서로 광고가 됐고 그 외의 책들도 구간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서점의 메인 코너에 전시되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수년 전 이미 출간된 서적이 표지만 바꾼 채 신간처럼 재등장한 사례도 있었다. 미네르바 개인이 출판시장을 쥐고 흔드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더 박스> 외에도 미네르바의 인기를 등에 업은 책은 또 있다. NHK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하케타카>(도서출판 미래인)가 대표적인 예. 출판사는 책 표지에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강력추천’이라는 문구를 실었다. 출판사 미래인 측은 “12월 10일 책이 시중에 깔리기 시작했는데 한 달 정도 지난 현재 각 권당 1만 부 이상 팔렸다”며 “미네르바가 유명세를 탈수록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서점가로 이어졌다. 반디앤루니스 사당점과 인터넷서점은 ‘미네르바 추천도서전’을 기획해 그동안 미네르바가 아고라에서 중요하게 다룬 20여 종의 책을 한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서점 측은 뛰어난 예측능력을 보인 미네르바의 추천이 책 판매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고 반응도 괜찮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출판 관계자는 “미네르바가 추천한 책들은 원래 고정 독자층이 있었지만 그의 추천 이후 독자층이 더 넓어져 앞으로 꾸준한 매출이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