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일본 TV도쿄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FOOT×BRAIN>이 화제다. 이날 방송에서는 의학박사이자 뇌과학자인 나카노 노부코가 출연해 뇌 과학을 통해 일본인이 축구에 불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일본인의 경우 세로토닌 트랜스포터의 기능이 낮아 걱정형 인간이 많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걱정이 많은 사람의 비율은 구미(歐美)가 45%이하, 남아공은 약 28%인 데 비해 일본은 전체 중 약 80%의 사람이 걱정형 인간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세계에서 일본인이 가장 저축률이 높은 것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첫째 반사적인 의사결정, 둘째 정확한 계산 후 내리는 의사결정으로 나뉜다. 걱정이 많은 일본인들은 당연히 후자가 많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도 일본인들은 정확성을 우선시한다. 이런 특성은 전철 운행시간에서 잘 나타난다. 한 예로 도쿄 JR야마노테선의 역당 오차시간을 10일간 조사한 결과, 단 15초였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나카노 박사는 “이러한 정확성이 축구처럼 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경기에서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는 일본인의 뇌구조 역시 축구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은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과 연관 깊다. 도파민은 쾌감을 전달하는 신경전달 물질로 만약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이 높으면 만족을 쉽게 느끼고, 낮으면 만족을 느끼기 어려워 자극이나 모험을 찾게 된다. 만족을 느끼기 어려운 사람의 비율은 남미가 4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1% 미만이었다. 나카노 박사는 “이러한 이유로 일본인들은 도전을 싫어하고, 회피하려는 특성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카노 박사는 “일본인은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지 않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 바로 일본축구가 공격축구가 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슛을 실패했을 때 관객의 야유소리에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실패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계속 도전하는 훈련이 일본 선수들에게는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