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사태
최근 KBO의 한 관계자는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야구 기사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에 관련된 기사도 눈에 띄지만, 네티즌들이 관심 있게 보는 기사는 주로 롯데 사태와 관련된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한 포털사이트에선 이런 정서를 고려해 스포츠 메인 기사로 한국시리즈 관련 소식을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네티즌들은 그런 수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보고 싶은 기사를 찾아다니며 클릭을 해댔다. 더욱이 한국시리즈는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가 맞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LG 트윈스나 두산 베어스에 비해 ‘충성팬’들이 다소 적은 팀이라 흥행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사태는 구단이 선수단을 감시하기 위해 CCTV로 사찰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구단 사장과 단장은 물론 운영부장까지 물러나야 했다. 지금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이 일은 또다시 어떤 소용돌이를 일으킬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 한화 마무리캠프
한화 마무리캠프에 언론과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은 정근우 김태균 등이 온몸에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 ‘김성근식’ 지옥훈련에 임하는 모습.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는 김성근 감독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 캠프를 차렸다. 캠프 훈련장 이름은 ‘고친다 구장’이다. 김성근 감독은 구장 이름에 걸맞은 ‘지옥 훈련’을 실시 중이다. 선수들의 의식부터 훈련 태도까지 모든 걸 ‘고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김 감독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스프링캠프도 아닌 마무리 훈련장에 한국의 기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자연히 관련 기사와 사진들은 쏟아지고 있고, 정근우, 김태균 등 33세 베테랑 선수들이 머리를 짧게 깎고 온몸에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 수비 훈련을 하는 모습이 소개됐을 때는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마무리 훈련은 말 그대로 시즌을 정리하는 훈련이기 때문에 구단 홍보 관계자도 훈련장을 찾는 일이 극히 적다. 더욱이 외국에서 펼쳐지는 훈련에는 기자와 홍보팀도 갈 일이 없다. 그런데 유독 한화 캠프만 난리 법석이다.
한화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분 좋은 하소연을 전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기자들의 문의가 쏟아진 적이 없었다. 마무리 훈련을 찾는 기자들도 없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났는데도 전화통에 불이 난다.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이게 바로 김성근 감독 효과인 건지 아니면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진 건지 정말 잘 모르겠다. 우리도 곧 일본으로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이다.”
# 추위와의 싸움
지난 7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목동구장.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역대 두 번째로 11월에 시작됐다. 한낮에는 햇빛 때문에 다소 따스한 기운이 감돌다가도 저녁만 되면 더그아웃은 두꺼운 점퍼를 찾아 입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기온이 떨어지면 야수들의 포구와 송구도 어려워진다. 관중석이 ‘겨울’로 변한 건 이미 오래전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9월 15∼30일)를 가졌고, 일정이 밀려 11월 4일에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렀다. 11월 7일 한국시리즈 3차전은 입동이었다. ‘가을야구’가 아닌 ‘겨울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의 한 선수는 “경기도 경기지만,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내년 시즌에까지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기온은 떨어졌지만, 날씨는 좋았다. 시리즈 마칠 때까지 비가 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롯데 최하진 ‘뻔뻔한 거짓말’ 왜? 더티 플레이가 언론 플레이로 가려질 줄 알았나 언론에 롯데 선수단의 CCTV 사찰 사건이 알려진 다음날, 롯데 최하진 사장은 <스포츠조선>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한 바 있다. 내용인즉슨, CCTV 감시는 이미 구단 직원을 통해 선수단에 통보된 내용이고, 선수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5월에 CCTV 문제와 함께 권두조 수석코치, 이문한 운영부장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선수들과 사장님이 면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선수가 사장님에게 CCTV와 관련해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애써 대답을 회피했다. 두 번 계속 물었지만 그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다른 얘길 꺼냈다. 그랬던 사람이 이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이미 다 통보했다고 얘길 한 것이다. 선수들이 알고 있었다면 당시 면담 때 사장님에게 CCTV로 감시하고 있는 게 사실이냐고 왜 물어봤겠나. 몰랐으니까 여쭤본 것이다. 곧 들통 날 얘기를 왜 인터뷰까지 하면서 언급했는지 도통 모르겠다.” 기자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최하진 사장은 CCTV 사찰 사건이 터진 후에도 야구단 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성난 여론은 자신의 적극적인 인터뷰와 선수들 설득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롯데 팬들이 사직구장 앞에서 삭발을 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지만, 그 또한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낙관했다는 그다. 최 사장은 김시진 전 감독을 ‘식물 감독’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김 감독을 사령탑에 앉힐 때만 해도 그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선수단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지만, 그는 얼마 못가 본색을 드러냈다. 선수단 운영에 적극 개입한 것은 물론 감독의 고유 권한까지 침범하며 김 감독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결국 김 감독은 10월 17일 자진사퇴를 하게 된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물러난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그들이 향하는 시선은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아직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