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로 본 관심마③] 이글포인트 ‘고무줄 탄력’ 눈에 띄네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1-12-01 조회수 521

[일요신문] 경마에서 돈을 따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경주마다 판돈의 27%를 세금으로 걷어가기 때문이다. 네 번에 한 번꼴로 판돈을 모두 한국마사회가 가져가는 셈이기 때문에 베팅을 많이 하면 할수록 돈을 딸 확률은 떨어진다. 경마 고수들이 제안하는 최선의 베팅 방법은 ‘이길 때 크게 이기고, 질 때 적게 져라’다. 30년 넘게 베팅한 필자 역시 절대 공감하는 말이다. 

 

경마에 필승비법은 없다. 그저 재미있게 분석하고, 소신껏 자신의 형편에 맞게 베팅하는 것이 경마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경마로 집을 날릴 수는 있지만 집을 살 수는 없다’는 명언을 항상 명심하고,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경마를 즐기길 권한다. 이번 회에서는 지난주(11월 26~28일)에 벌어진 경주에서 좋은 내용을 보인 마필 5두를 소개한다. 다음 경주 출전 시 3위(삼복승) 이내의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파워타워(국4·암)

 

파워타워는 서울 16조 최봉주 마방의 국내산 4세 암말이다. 11월 28일 경주에서 인기 2위를 기록하고 결과는 5위에 그쳤지만,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 경주가 아니기에 다음 경주에서 훨씬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1400m 경주에 출전, 좋은 출발을 하며 초반 세 번째로 선입 전개를 펼쳤다. 그런데 약 300m 지점에서 갑자기 스피드를 올리며 무리하게 넘어가며 선행을 나섰다. 순간 ‘오버페이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막판 결승선에서 뒷말들에게 덜미를 잡히며 5위로 밀려났다.

 

이전 경주에서는 중위권 전개 이후 막판 추입 작전으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는 출발이 상당히 좋았기에 2선에서 선입 전개를 펼쳤어야 했으나, 중반에 무리한 운영으로 자멸했다. 김용근도 충분히 반성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만큼 노련하고 똑똑한 기수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모마 퍼스트클래스캣은 1군에서 활약한 뛰어난 능력마였다. 첫 번째 자마 ‘황금빛지중해’는 같은 암말로서 1군까지 진출했다. 파워타워도 4군에 머무를 마필은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차기 경주에서는 최강편성만 피한다면 3위 이내의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하늘전사(국5·수)

 

하늘전사는 부산 9조 양귀선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1월 28일 경주에서 단승식 2.4배의 압도적 인기 1위를 기록하고 5위에 그쳤지만, ‘파워타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당초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어게인터치’가 골편 골절로 출전이 취소되면서, 데뷔전에서 낙승을 거둔 하늘전사가 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어이없는 늦발로 시작부터 꼬였다. 최시대 기수가 당황한 듯 강하게 추진하며 무리한 외곽 질주에 나섰다. 4코너에서 중위권까지 따라붙은 후 막판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5위에 그쳤다. 상대마였던 ‘다승이’와 ‘플래시참’이 좋은 경주력을 보이며 공동 우승을 차지했고, 하늘전사는 2.5마신의 근소한 차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출발이 좋았고, 편안하게 레이스를 펼쳤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던 경주였다.

 

부마 머스킷맨은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승률과 복승률 1위를 달리며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자마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전체 순위는 6위지만, 내용은 가장 좋다고 보면 틀림없다. 490kg대의 좋은 체구를 지닌 수말이고, 스피드와 뒷심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따라서 다음 경주에서는 큰 실수만 없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아델스텔라(국6·수)

 

아델스텔라는 49승으로 김영관(59승)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부산 1조 백광열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1월 28일 두 번째 경주에서 5위에 그쳤지만 이전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1200m 경주 11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했지만, 워낙 초반 스피드가 부족해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3, 4코너에서도 맨 후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며 열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막판 결승선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하지만 입상에는 실패하며 0.4초 차이로 5위로 골인했다. 결승선 통과 시 걸음이 상당히 좋았기에 ‘조금만 더 결승선이 길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데뷔전에 이어 결과는 똑같은 5위였지만, 내용 면에서 훨씬 좋아졌다. 경주 중에 특별한 악벽도 보이지 않았고, 모래에 대한 적응력도 좋아졌다. 우승마와 차이도 현격히 줄었다. 데뷔전 12마신에서 1.9마신으로 줄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혈통적으로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부마가 ‘머스킷맨’이란 점에서 어느 정도는 기대할 만하다. 차기 경주에서는 편성만 잘 만나면 3위 이내 입상도 가능하다.

 

#이글포인트(국6·수)

 

이글포인트는 서울 25조 전승규 마방의 2세 수말이다. 11월 27일 데뷔전에서 상당히 좋은 내용으로 2위를 기록했기에 다음 경주에서도 또다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주행 심사에서 좋은 끝걸음을 보이며 1분 02초 9로 통과해 단승식 4.6배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그런데 출발과 동시에 옆 말과 부딪히며 심하게 방해를 받았다. 출발 후 약 100m 지점에서 선두와 10마신 가까이 벌어지며 어려운 레이스를 펼쳤다. 이후 스피드를 발휘하며 격차를 좁혀나갔다. 4코너를 여덟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쭉쭉 올라왔다. 결국 단독 선행으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라온더제트’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여러 차례 동영상을 돌려본 결과 웬만한 마필이었다면 2위 안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그만큼 이글포인트의 기본기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혈통적으로 대성할 마필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지만, 4군까지는 충분히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다음 경주에서도 웬만한 편성이라면 3위 이내의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다.

 

#불의꽃(국6·암)

 

불의꽃은 작년 7월에 개업한 2년 차 신인 조교사 서울 35조 임채덕 마방의 2세 암말이다. 11월 27일 두 번째 경주에서 한 단계 늘어난 걸음으로 3위를 기록해 차기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최외곽 12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하며 2선에서 선입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게이트의 불리함 때문에 4코너에서 외곽을 크게 선회하며 거리 손실을 보고 말았다. 막판 결승선에서 근성을 발휘했지만 결과는 3위였다. 단독선행에 나선 ‘그린백’이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우승했고, 인코스 선입의 최적 전개를 펼친 ‘너를응원해’가 2위로 골인했다. 1.75마신의 근소한 차이였다는 점에서, 만약 안쪽 게이트였다면 2위도 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데뷔전에서는 출발 자세가 불안했고, 주행 중에 왔다갔다하며 순치가 덜된 모습이었다. 모래에 대한 반응도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경주에서는 상당히 안정된 자세로 경주에 집중했다. 기수의 유도에 순응하며 특별한 악벽도 보이지 않으며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 역력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모마 컨테서즈모멘트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뛰어난 경주마였다. 앞서 소개한 티즈파워(국4)가 모계 형제마로, 최소한 4군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차기 경주에서는 3위 이내의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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