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2세마 분석①] 팔방미인 레전드데이 “내일은 내가 에이스”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0-12-08 조회수 592
[일요신문] 지난 4회에 걸쳐 국내산 2세 기대주들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 주부터는 잠재력 풍부한 외국산 2세마들을 집중분석 해본다. 지금까지 실전에서 보여준 경주력과 혈통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외국산 2세마 레전드데이, 시리우스에이, 굿필승은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기대주다. 경주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레전드데이(미·수·3전2/1/0·양순희·정호익 부:RACE DAY 모:SAKRA 레이팅:59)

레전드데이는 실전 세 번의 경주에서 모두 입상하며 2세마 중 유일하게 3군에 진출한 미국산 수말이다. 현재 서울과 부산 통틀어 2세마 랭킹 1위로 보면 틀림없다. 탁월한 스피드를 타고났으며, 500kg대의 좋은 체구에 근성과 유연성까지 겸비해 정호익 마방의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7월 19일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편안한 레이스가 아닌, 어렵고 불리한 전개를 뚫고 우승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5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안쪽에 있던 1번 톱플레이와 2번 거미손이 강하게 밀고 나와 자리 잡기에 실패한 채 외곽 질주를 펼쳤다. 3, 4코너에서도 무리다 싶을 정도로 경합을 펼쳤음에도 직선주로에서 막강한 근성을 발휘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타고난 순발력과 근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멋진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우승하며 연승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1200m 경주였으며 1분 13초 0의 우수한 기록을 작성하며 7마신 차 압승을 거뒀다. 데뷔전보다 더 빠른 출발을 하며 쉽게 선행에 나섰다. 10번 장산럭키가 선두 경합을 펼쳐왔으나 상대가 되지 못했다. 4코너까지 단독 선행으로 레이스를 이끈 후, 직선주로에서 더욱 격차를 벌려 나갔다. 막판 50m부터는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주목할 점은 데뷔전 이후 골막염으로 치료받으며 출전 주기가 길어졌고, 체중도 15kg이나 빠졌음에도 대단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경주는 1400m 3군 승군전이었는데 2위를 기록했다. 3연승은 좌절됐지만 경주 내용은 여전히 좋았다. 특히 편성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선전했다고 본다. 현군 최강자로 평가받는 프리맥스를 비롯해 클린업샤인, 에코빌, 멋진왕자 등 이전과는 급이 다른 쟁쟁한 마필들이 대거 출전했다.

이번에도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클린업샤인이 총알 발주와 뛰어난 스피드로 선행을 장악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안쪽에서 모래를 맞고 뛰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모래에 대한 거부반응이 전혀 없었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특유의 근성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유일한 2세마라 주눅이 들 만했고 편성도 매우 강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부마 레이스데이는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신예 씨수말이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미국 리딩사이어에 올랐던 태핏(TAPIT)의 자마인 데다 나이가 젊고(2011년생), 자마들의 성적이 기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12두가 국내에 도입되었는데, 삭스고와 마이티고 2두가 벌써 1군에 진출했다. 3군에도 5두 올라갔고 총 9두가 입상에 성공했다. 한마디로 성공한 씨수말이다. 평균 우승 거리가 1700m(한센 1580m)라는 점에서 거리 적성도 상당히 길어, 자마 레전드데이의 미래는 더욱 밝아 보인다.
 
#시리우스에이(미·수·3전1/0/1·박남성·박대흥 부:MALIBU MOON 모:HONEST CAUSE 레이팅:46)

시리우스에이는 11월 8일 세 번째 경주에서 전력 변화를 보이며 첫 승을 올린 박대흥 마방의 미국산 수말이다. 570kg대 거구임에도 스피드를 타고났고 주행 자세도 상당히 좋아 관리 여부에 따라 크게 성장할 수도 있을 듯하다.

데뷔전에서는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왔으나 상당히 빠른 초반 스피드를 발휘하며 곧바로 선두그룹에 가세했다. ‘내생에최고’와 무리한 선두 경합을 펼치며 직선주로에 들어선 까닭에 뒤에서 힘 안배를 하며 편하게 따라오던 ‘발베니’와 ‘오클랜드삭스’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밀려났다. 만약 무리한 경합을 하지 않고 페이스 안배를 했더라면 최소한 2위는 가능했다고 본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역시 경주 내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출발이 약간 늦었다. 당일 주로가 19% 포화상태라 선행마들이 초반부터 피치를 올리며 전력 승부를 펼쳤다. 시리우스에이가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끝내 1.5마신 차를 좁히지 못했다. 

세 번째 경주에서 드디어 첫 승을 올렸다. 이전 두 차례 경주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는 쾌승이었다. 경주 거리를 1300m로 늘린 게 제대로 적중했다. 이번에는 출발도 좋았다. 빠른 출발을 하며 여유 있게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선행에 나설 수도 있었지만, ‘이글이글’에게 선행을 양보하며 편안하게 2선에서 따라갔다. 4코너를 네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시리우스에이는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말리부문은 2010년 3위, 2013년 4위를 기록하며 항상 꾸준하게 미국 리딩사이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우수한 씨수말이다. 모마 어니스트코즈의 부마 즉 외조부는 2010년과 2012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자이언츠코즈웨이(GIANT'S CAUSEWAY)로, 씨수말 계의 전설 스톰캣의 자마다. 이처럼 뛰어난 체격과 혈통을 타고났으며, 서울경마장 최고 조교사 박대흥 소속이란 점에서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굿필승(미·수·1전0/1/0·김지훈·박윤규 부:DISTORTED HUMOR 모: ROSSEZZA 레이팅:38)

굿필승은 12월 6일 데뷔전에서 시종 여유 있는 걸음으로 2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미국산 수말이다. 500kg대의 좋은 체구를 타고났으며, 혈통적 기대치도 높아 만년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박윤규 마방의 구세주(?)가 될 전망이다.

주행심사 모습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문세영 기수가 10번 게이트에서 깔끔하게 출발한 이후 철저하게 제어만 했음에도 말이 알아서 뛰는 듯했다. 4코너에서는 의도적으로 외곽을 크게 선회했다. 거리적 손실을 봤음에도 막판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1위로 골인했다. 추진 없이 잡고만 왔음에도 1분 02초 5의 우수한 기록이 작성됐고, LF도 12초 5가 나올 정도로 끝걸음이 좋았다. 

데뷔전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복병 정도로 평가된 ‘블랙머스크’가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1200m 9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을 한 후, 중위권에서 차분하게 레이스를 풀어나갔다. 4코너 부근에서는 선두권과 최대한 격차를 좁혔고,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치고 나왔다. 그런데 복병 정도로 평가됐던 10번 블랙머스크가 경주 막판에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1분 15초 4의 좋은 기록이 나왔고, 3위와의 차이도 3마신으로 여유가 많았다는 점에서 1위나 다름없다고 본다.

부마 디스토티드유머(DISTORTED HUMOR)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만 5승 2위 3회 3위 3회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씨수말로 전향한 첫해인 2002년에 2세마 부문 2위를 기록하더니, 2011년에는 당당히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르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모마 로시자(ROSSEZZA)는 경주마로 활약하지 않았지만, 외조부가 2015년 리딩사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 혈통을 이어받았다. 따라서 굿필승의 미래는 마방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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