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로 본 관심마] 막판 날카로운 추입력 '굿니센' '제다이' 기대감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2-02-15 조회수 936

[일요신문] 경마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도한 베팅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경마를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는 잃어도 되는 돈만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베팅이 뜻대로 안 돼서 잃었다면 패배를 인정하고 깔끔하게 경마장을 나올 줄 알아야 한다. 자책할 필요는 없다. 원래 구조적으로 경마는 이길 수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마의 환급률(73%)은 매우 낮다. 네 판만 돌면 한 판은 전부 마사회로 들어간다. 경주 운영비와 세금이란 명목으로. 내가 잘못해서 돈을 잃었다는 자책은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오래하면 따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게 경마의 구조다. 항상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서, 자신이 분석한 대로 소액 베팅을 하는 것만이 경마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경마로 집을 살 수 없지만, 집을 날릴 수는 있다’는 경마 격언을 늘 기억하길 바란다.

 

이번 회에서는 지난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좋은 내용을 보인 관심마 5두를 소개한다.

 

 

#굿니센(국5·수)

 

굿니센은 ‘행복왕자’로 작년 그랑프리를 석권한 서울 4조 박윤규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2월 13일 5군 승군전에서 인기 1위(단승 3.4)로 팔리고 결과는 3위에 그쳤지만, 경주 내용이 상당히 좋았고, 막판에 걸음이 남았다는 점에서 차기 경주에서는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1300m 8번 게이트에서 좋은 출발을 했지만, 빠른 말이 워낙 많아 선행에 실패하고 2위 그룹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는 중위권까지 밀려나며 여덟 번째로 4코너를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하지만 선행 나선 ‘라온더제트’와 선입으로 전력 승부를 펼친 ‘벌말대장’이 끝까지 버틴 탓에 결국 3위에 그치고 말았다. 1위와의 차이가 1마신에 불과했고, LF(막판 200m)는 12.6으로 전체 일등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결과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복기로 볼 때 10점 만점을 주고 싶다. 직전 경주에서 우승할 때는 편성도 강하지 않았고, 쉽게 선행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주는 직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상대가 강했다. 특히 선행에 실패했음에도 막판 날카로운 추입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한센과 포추니틀리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거리 적성도 평균 이상으로 긴 편이라 장거리 경주에서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현재 5군에 속해있지만, 잠재력으로 볼 때 2군까지는 충분히 올라갈 것으로 예측한다.

 

#제다이(국3·암)

 

제다이는 신흥 명문 서울 40조 송문길 마방의 국내산 4세 암말이다. 2월 13일 경주에서 인기 1위로 팔리고 결과는 5위에 그쳤지만,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니라고 판단하기에 차기 경주에서는 3위 이상의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빠른 출발을 했지만, 김용근 기수가 추진하지 않고 제어하며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무리하지 않고 마필이 가는 대로 놔두며 편안하게 레이스 운영을 했다. 4코너에서는 의도적으로 외곽을 크게 선회했다. 막판 결승선에서는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그래도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컸다. 결국 입상에는 실패하고 격차를 줄이는 데 만족하고 말았다. 경주 동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봐도 무조건 이기는 걸음이라 제다이에게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주였다.

 

김용근 기수가 너무 느슨하게 레이스를 펼치며 걸음을 남긴 것이 패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다르다. 결정적 패인은 마필의 컨디션과 길어진 출전 주기라고 본다. 이번 주 훈련할 때 제다이의 컨디션은 베스트가 아닌 것으로 관찰됐다. 이전에 입상할 때의 컨디션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또한 출전 주기도 7주로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애초에 송문길 조교사나 김용근 기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리한 레이스를 펼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판에 보여준 시원하고 날카로운 추입력은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한다. 이제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네 살이 되었기에 정상 컨디션만 되찾는다면 현군에서는 언제든지 입상 후보로 손색없다.

 

 

#닥터파라오(국5·수)

 

닥터파라오는 부산 1조 백광열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2월 11일 경주에서 막판 탄력적인 추입으로 3위를 기록하며 뚜렷한 변화를 보였기에 차기 경주에서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12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 이후 추진 없이 제어하며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움직임 없이 후미에서 페이스를 안배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4코너를 11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단독선행을 나선 ‘톱에이스’와 단승식 1.6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은 ‘켄드릭’에게는 지긴 했지만, 코 차이의 근소한 접전이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평가된다.

 

최근 두 차례 경주에서는 26마신과 15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바닥을 치는 부진을 보였는데, 이번 경주에서 뚜렷한 호전세를 보였다. 특히 막판 끝 걸음(12.4)이 워낙 좋았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올드패션드는 2021년 씨수말 순위에서 4위를 기록하며 머스킷맨, 카우보이칼과 함께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신예 씨수말이다. 모마 벨어브더문은 사려니힐링(2군), 다이아몬드킹(2군), 지상비행(3군)을 배출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49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지닌 수말이고,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전력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스타아이(국3·수)

 

스타아이는 대한민국 최고 명문 부산 19조 김영관 마방의 국내산 4세 수말(포입말)이다. 이전 12월 경주에서 우승마와 40.8마신이라는 큰 차이를 보이며 꼴찌를 기록해 능력부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두 달 만에 출전한 2월 11일 경주에서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으로 2위를 기록하며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번 2위로 3군에 승군해 강한 상대를 만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능력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선전이 기대된다.

 

1400m 7번 게이트에서 무난한 출발 이후 무리하지 않으며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맨 후미에 자리 잡으며 힘을 안배했다. 4코너를 13번째로 돈 후, 막판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단승식 1.7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제시의꿈’에게 우승을 내주고 2위에 그치긴 했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이었다. 막판 200m 기록이 12.7초로 단연 1등이었고, 우승마와 차이도 1.25마신(0.2초)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기록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은 편이고, 부계와 모계 모두 거리 적성이 길다는 점에서 앞으로 3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예측되며, 최종적으로 2군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플라잉더챔프(국6·수)

 

플라잉더챔프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부산 15조 안우성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2월 13일 두 번째 경주에서 단승식 78배로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무난한 출발 이후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3코너 부근에서 중속을 발휘하며 2위 그룹에 가세했고, 4코너에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네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국 단승식 1.6배의 압도적 인기마 ‘라온더탱크’와 4.1배의 ‘조셉핀퀸’에 이어 3위에 그치긴 했지만, 2위와는 불과 코 차이였다는 점에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선전이었다. 특히 데뷔전에서는 아무런 걸음을 보이지 못한 채 14마신의 큰 차이로 9위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완벽한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혈통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기대치가 있고, 거리 적성도 길다는 점에서 1400m나 1600m로 늘어난 경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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