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칼럼

• [일요칼럼] 주여, 지난여름은

  [일요신문] 그림자가 제법 길어졌다. 아침햇살은 확실히 달라졌다. 뜨겁고 뜨거워서 무섭기까지 했던 긴 여름이 가고 있다. ‘주여, 지난여름은 위대했습니다’라고 노래했던 릴케가, 다른 의미로 문득문득 생각났던 여름이었다. 열대야가 긴 여름이었다. 집집마다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합쳐져 끊이질 않으니 아파트도 거대한 공장과 같았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아래층 ...

• [일요칼럼] 정치화된 의정 갈등

  [일요신문] 의정 갈등의 성격이 본의 아니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의정 갈등의 핵심은 의사 숫자와 관련한 사회적 문제였는데, 현재는 여여(與與) 갈등, 그리고 야당의 대여(對與) 전략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다.일단 여권 내의 갈등을 보면 이렇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박단 전공의협회 회장을 비공개로 만났는데,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대통령실은 한동훈 대표...

• [일요칼럼] 이럴 바엔 AI가 낫다

  [일요신문] 2023년 세계 영화·드라마 산업의 본산인 미국의 할리우드가 63년 만의 최장 파업을 강행했다. 장장 1년여에 걸쳐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꿈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대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파업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AI(인공지능) 도입으로 배우들이나 작가들의 설자리가 줄어드는 데에 대한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일요칼럼] 대한민국의 생일은?

  [일요신문] 1945년 12월 중순경이었다. 관수동의 국일관에서 한민당 간부들과 임시정부(임정) 요인들의 모임이 있었다. 한민당은 이승만, 임정은 김구가 지도자였다. 사람들은 두 지도자 중 한 사람이 새로 건설될 나라의 대통령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임정 측의 신익희가 이런 말을 했다.“지금까지 국내에서 친일을 하지 않고 어떻게 생명을 부지해 왔겠어?”한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