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

온라인 기사 2014.03.0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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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덕에 지자체장 웃는 까닭

[일요신문] 소치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 2주일 동안 온 국민들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에 울고 웃었다. 이상화 박승희 심석희 선수와 여자 컬링팀 등이 역경을 딛고 빙상 스타로 화제몰이를 하면서 소속 지역에 축하 현수막 등이 걸리는 등 잔칫집 분위기였다. 특히 이들 중 지방자치단체에 속해 있는 선수들이 적잖아 스타로 등극한 선수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서울시청 소속 이상화와 경기도청 소속 여자 컬링팀.

그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스포츠 스타들은 해당 지역 행사 참여나 홍보 활동을 통해 지역 이미지에 기여해왔다. 지자치단체장들도 스포츠 스타와 함께 행사에 참여하거나 스포츠 스타와 관련된 체육관, 거리 등을 조성하면서 일정 부분 업적 효과를 얻기도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와 인연이 깊다. 지난 2006년 김 지사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김연아 선수에게 3년간 장학금을 지원했고 이때부터 김연아 선수는 2010년 서울로 이사 가기 전까지 김 지사와 교류하며 경기도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했다.

지자치단체장과 스포츠 스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통한다. 지자체에 소속된 스포츠팀의 경우, 시청에서 예산을 어느 곳에 투입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소치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가 당시 성남시청의 팀 해체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까지 불똥이 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안현수의 아버지는 아들의 러시아 귀화 결정은 성남시청 팀 해체 이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총 72명의 국가대표 선수 중 지방자치단체에 속해있는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서울시청엔 신다운(쇼트트랙) 이규혁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강원도청엔 김동현 김식 석영진 전정린(봅슬레이), 노선영(스피드스케이팅), 성남시청엔 김윤재 이한빈(쇼트트랙), 전북도청엔 양신영(스피드스케이팅), 의정부시청엔 이강석(스피드스케이팅), 동두천시청엔 이보라(스피드스케이팅), 포천시청엔 이인복(바이애슬론), 고양시청엔 이호석 조해리(쇼트트랙), 화성시청엔 박승희(쇼트트랙), 경기도청엔 여성 컬링팀인 김은지 김지선 신미성 엄민지 이슬비 선수가 소속돼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득을 본 지자체장이 박원순 서울 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선을 위해 6월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박원순 시장의 경우 스포츠 스타가 된 이상화 선수의 후광을 자연스럽게 업을 수 있게 됐다. 중앙무대 복귀를 노리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을 지원해 성공적인 성적을 거둬냄으로써 그의 공적이 주목받게 됐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스포츠 스타가 정치인의 선거 홍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딴 거리나 건물을 세우면 착공식이나 개관식을 할 때 지자치단체장이 선수와 함께 참여해 얼굴을 알리고 선거 홍보물 책자에도 사진 한두 장씩 같이 들어가지 않겠느냐”며 “정치인 입장으로서는 스포츠 스타와 함께하는 것은 여러모로 득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현지 리포트 - 소치올림픽 총결산

[일요신문] 밴쿠버 영광에 너무 취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인원 71명을 파견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4개로 톱10 안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는 한국 선수단에서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해 세운 최소한의 목표였을 뿐, 내심 2006 토리노 올림픽이나 2010 밴쿠버 올림픽 때 기록했던 6개 정도까지 바라본 것도 사실이었다. AP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 외신은 한국의 금메달을 5~6개 정도로 예상했다. 한국 기자단은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김재열 선수단장과 오찬을 했는데 이 땐 “7개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달랐다. 대회 개막 나흘째인 11일에서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이상화가 한국에 첫 메달이자 금메달을 선물했고, 이후 18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때까지 일주일이나 ‘노 골드’ 신세를 겪었다. 피겨 김연아도 홈 텃세에 밀려 은메달을 따내면서 한국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금2) 이후 1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밴쿠버 스타들만 바라봤다

한국은 소치 올림픽에서 몇몇 세계적인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다 낭패를 봤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그랬다. 4년 전 모태범(남자 500m)과 이승훈(남자 1만m), 이상화(여자 500m)가 나란히 정상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은 이번에도 ‘밴쿠버 3총사’를 중심으로 신화 재현에 나섰다. 이상화는 지난해 여자 500m 세계기록을 4차례나 갈아치우며 이 종목 지존으로 올라섰고, 모태범도 올 시즌 월드컵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드러내는 등 남자 500m와 1000m에서 모두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다. 이승훈도 네덜란드가 워낙 강해졌지만 남자 5000m와 1만m에서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을 거머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이상화의 금메달 하나뿐이었다. 모태범과 이승훈은 자신들이 출전한 개인전 두 종목에서 약속이나 한 듯 4위와 12위를 한 차례씩 차지하고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월 15일 소치동계올림픽 빙상국가대표선수단 미디어데이에서 이상화와 모태범이 연습하는 모습.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몇몇 세계적인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다 낭패를 봤다. 박은숙 기자

이들의 부진을 탓할 생각은 없다. 둘은 자신의 컨디션 내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 문제는 대한빙상경기연맹 등 빙상계가 ‘밴쿠버 3총사’만 너무 믿고 4년간 선수 발굴을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제갈성렬 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3총사는 밴쿠버 올림픽 때 금메달 후보로 전혀 거론되지 않다가 깜짝 우승을 약속이나 한 듯 일궈냈다. 거꾸로 생각하면 소치 올림픽에서 이들을 위협할 다크호스가 분명히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빙상계 전체적으로 4년간 이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 경쟁과 대우가 실력을 키운다

네덜란드는 한국이 본받아야 할 좋은 예다. 네덜란드는 20일까지 소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걸린 금메달 10개 중 6개를 차지하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각각 7개와 8개씩 거둬들이는 등 ‘오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원동력엔 밴쿠버 올림픽 이후 생겨난 프로 팀과 그에 따른 경쟁 체제가 있었다.

네덜란드빙상경기연맹 언론담당관 욘 판 플리트는 대회 기간 중 “우리가 너무 잘해서 큰일 났다”며 웃은 뒤 “2년 전부터 프로 팀이 지역 연고 개념으로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경쟁 체제가 구축됐다. 선수들의 실력이 늘어난 것은 당연했다”고 말했다. 남자 500m에서 우승한 미셸 물더, 남자 1000m 정상에 오른 스테판 흐루타위스,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 요리트 베르크스마 등 예상 외의 금메달을 손에 넣은 선수들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의 폭 넓은 저변과 프로 팀 창단, 그리고 정상급 선수에 걸맞은 대우 등이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태어난 경우였다.

왼쪽부터 박소연, 김해진. 사진제공=SBS

반면 한국은 종목별로 1명, 많아야 2명 정도의 메달 후보들을 갖고 대표팀을 꾸리다보니 전체적인 발전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부진하면 대표팀의 성적도 확 떨어진다. 모태범은 1000m에서 12위에 그친 뒤 “네덜란드가 부럽다. 선수들이 많다보니 항상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경쟁이 붙는다. 나도 내 밑에 좋은 후배들이 생겨난다면 더 빨리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한국이 네덜란드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할 순 없다. 인기가 축구 다음으로 높고, 인공 수로가 겨울에 얼어 자연스럽게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하는 네덜란드 환경과 한국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소치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한국 빙상의 소수 정예 방식, 그리고 특정 메달리스트 후보를 위해 다른 대표 선수들을 희생시키는 방식에 경종을 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 후보군을 더 늘리고 이들이 상향 평준화되는 방법을 찾아야 평창 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4년 후 쇼트트랙·피겨 어쩌나

쇼트트랙이나 피겨도 마찬가지다. 밴쿠버 올림픽 때까지 역대 올림픽 금메달 19개를 수확했던 효자 종목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초반 5개 종목이 열릴 때까지 우승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수모를 당했다.

남자 쇼트트랙의 ‘노메달’ 참패는 더 눈에 띄었다. 러시아로 2011년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가 500m, 1000m, 5000m 계주 등 금메달 세 개를 목에 걸었고 국민들이 한국 대표팀 대신 안현수를 응원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안현수의 귀화가 스포츠 전반에 깔린 부조리에 따른 것 아니냐”고 발언, 감사원이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에 나서기로 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피겨 종목은 김연아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해 가장 큰 위기에 몰렸다. 연합뉴스

한국체대 교수를 겸직하면서 한국 빙상계를 떡 주무르듯이 주무르는 것으로 소문난 전명규 실무부회장은 소치 올림픽 빙상대표팀 감독관으로 왔으나 박 대통령 발언 이후 자취를 감춰버렸다. 한 쇼트트랙 관계자는 “선수층이 더 두꺼운 남자 쇼트트랙에선 이제 한국이 쓰던 강훈이나 고지대 연습, 임기응변식 작전이 통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기존의 캐나다 중국 미국은 물론 러시아 네덜란드 등으로부터 강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변화를 거부하고 옛날 패러다임으로 대표팀을 끌고 가다 큰코다쳤다. 앞으론 선수들을 막무가내로 강하게 훈련시킬 수 없는 시대를 맞을 텐데 어떤 해법을 찾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사실 가장 큰 위기에 몰린 분야는 김연아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피겨다. 박소연 김해진 등 여자 싱글에선 ‘포스트 김연아’ 기대주들이 나오고 있으나 얼마나 성장할지 더 지켜봐야 하고, 무엇보다 남자 싱글이나 페어, 아이스댄스 등에서 여전히 세계와 격차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소치 올림픽부터 피겨엔 단체전이 생겼는데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댄스 등 4개 세부 종목 출전권을 모두 거머쥔 국가만 단체전에 나갈 자격을 받는다. 한국은 아이스댄스 등에서 외국인 귀화를 추진하는 등 빙상연맹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페어에선 아직 손도 대지 못하는 등 갈 길이 멀다. 김연아는 어떻게 보면 한국 피겨 현실에서 나오기 힘든 돌연변이다. 평창 올림픽 때 외신으로부터 “한국은 김연아 이후 피겨 선수가 없어 단체전에도 나서지 못한다”는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김현기 스포츠서울 기자

‘진짜 사나이’ 서경석 박형식, ‘빙속여제’ 이상화 만나 소치 열기 전달

[일요신문] ‘진짜 사나이’ 서경석과 박형식이 러시아 소치에서 ‘빙속여제’ 이상화를 만났다.

박형식 트위터



23일 방송되는 올림픽 특집 MBC ‘진짜 사나이 소치에 가다’에서는 서경석과 박형식이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 소치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올림픽 미디어센터를 방문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방송 중계 시스템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경석 박형식이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이상화 선수와 함께 절친 이승훈 선수의 1만m 경기를 응원하는 모습도 공개된다.

이상화 선수는 이승훈 선수의 경기가 시작되자 자신의 경기 때보다 더욱 긴장하며 혼신의 레이스를 펼치는 이승훈 선수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이상화 선수는 이날 방송에서 경기 에피소드들과 평소 시청자들이 궁금했던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진행의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한다.

‘진짜 사나이 소치에 가다’는 이날 밤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송도형 온라인 기자

새누리당 "민주당, 박 대통령 소치 불참 딴지…발목 잡기식 몽니짓"

[일요신문] 새누리당이 소치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한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비난한 민주당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8일 태릉선수촌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11일 새누리당 최정우 부대변인은 민주당 논평 직후 "정작 박대통령의 해외 순방시에는 시기 탓을 하면서 국내 현안에 신경써달라며 외교세일즈 자체에 부정적이더니,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외교전 운운하면서 참석을 종용하는 논리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부대변인은 "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민주당이 슈퍼갑 행세를 하면서 사법권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입맞에 맞지 않는 장관들의 해임건의도 모자라 이젠 대통령께 이래라 저래라 말하고 있다"며 " 민주당은 이러한 발목잡기식 몽니가 가뜩이나 복잡한 당내 상황에 악수(惡手)를 두는 게 아닌지 냉철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응원하라, 소치 2014!'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태극기 모양을 만들며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응원 플래시몹을 펼치고 있다.





소치 개막식 오륜기가 사륜기로? 시작부터 대형사고

[일요신문]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뜻밖의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8일(한국시각) '러시아의 꿈'이라는 주제로 펼쳐지 개막식 행사에서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가 사륜기가 되고 만 것. 이는 눈꽃 모양의 5개의 대형원 중 맨 오른쪽 위에 있는 눈꽃이 큰 원으로 바뀌지 않아 발생했다.

개막식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헐, 소치 올림픽 시작부터 대형사고네" "저 담당자 문책당하는 거 아냐" "소치개막식 행사 멋졌는데 옥의 티가 됐군" 등 반응을 보였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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