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측 “판결 불복” 항소할 것···사단법인 선 ‘홈페이지 마비’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한정후견 개시.일요신문DB
[일요신문] 법원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에 대한 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31일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사건을 심리한 결과,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이 질병이나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 한정후견 개시 결정 판단에 결정적인 근거로 신 회장의 2010년과 2012년, 2013년 분당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시 의료진에게 기억력 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자신이 처한 상황·방위 등을 제대로 인식하는 능력) 장애를 호소한 점을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0년경부터 아리셉트(Aricept)나 에이페질(Apezil) 등과 같은 치매 치료약을 지속해서 처방받아 복용한 사실이 결정적인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법원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 탓에 한정후견인으로는 사단법인 ‘선’을 선임했다. 사단법인 ‘선’은 법무법인 ‘원’이 공익활동을 위해 설립한 사단법인으로, 이태운(68·사법연수원 6기) 전 서울고법원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법원이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 지정되는 한정후견을 개시함에 따라 후견인 사단법인 ‘선’이 대리인으로서 법원이 정한 범위 안에서 신격호 회장의 대리·동의·취소권 등을 행사하게 된다. 이날 법원의 신 회장 후견지정에 대한 관심으로 사단법인 ‘선’의 홈페이지가 트래픽초과로 마비되기도 했다.
한편, 신 회장의 큰아들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 즉시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 측은 공식적인 입장은 자제했지만 여전히 분쟁 중인 이른바 ‘롯데家 형제의 난’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의 롯데 수사와 맞물려 이인원 부회장의 죽음에 이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후견지정으로 신동빈 체제의 롯데그룹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