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문제의 ‘최씨 일가 재산 비공개기록물’부터 확보해야
‘비선실세’ 정윤회와 최순실
[일요신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태민과 최순실 등 비선실세들의 재산 추적에 나섰다.
특검팀은 23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그의 부친이자 박 대통령 측근인 최태민 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추적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최 씨 측이 국내외 불법 축재한 재산 규모를 규명하기 위해 변호사 1명과 국세청 간부 출신 1명을 특별수사관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국내외에 산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씨의 정확한 재산 규모와 재산 조성 경위 등을 파악하는 동시에 박 대통령과 최 씨 측의 자금거래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특검법은 최 씨 일가가 불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은닉했다는 의혹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최 씨 일가에 대한 정확한 재산 규모와 축재 과정은 의문에 싸여 있다.
다만, 최 씨 일가가 재산을 급격히 불린 시기가 고 최태민 씨가 구국봉사단 총재로 활동하며 영애인 박 대통령의 영향력을 통해 기업 등으로부터 거액을 끌어모은 1970년대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또한, 1990년대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시절 막후 최 씨 일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며 재단 자금을 빼돌린 의혹과 최근까지 독일 등 유럽에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수조 원대 재산을 은닉했다는 의혹 등 40여 년간의 전반적인 재산 형성 과정을 수사할 전망이다.
<일요신문> 취재결과 앞서 지난 1997년 서울국세청에서 최태민, 최순실, 정윤회 등 최 씨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1999년 문건이 생산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이 자료는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어 현재 비공개 기록물로 전환된 상태다. 이관 시점은 2014년 6월로 정윤회 문건 파동이 발생한 지 정확히 두 달 후다.
국세청과 국가기록원은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 다만, 원칙적으로 30년 이상의 공공기록물은 생성연도로부터 10년을 넘긴 시점에 국가기록원에 넘기지만, 기관과 문건에 따라 몇 년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무조사 문건 등은 국가기록원에 비공개 국가기록물로 지정한다”며, “검찰 등의 수사가 있을 경우 검찰 수사요청 시 공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선실세’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이 발생하자 국세청이 국가기록물 심사가 미뤄져 있던 것을 서둘러 기록물로 지정한 점은 의혹으로 제기된다. 문건 생성일로부터 30년간 볼 수 없게 된 점이 의혹을 더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아직 특검에서는 국가기록원에 공식적인 기록물 열람이나 공개 요청을 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문건에 대한 재취재가 시작되자,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 없다며, 최초 취재 당시 이관 시점부터 적법한 절차에 준했다는 일관된 답변조차 들을 수 없었다. 특검이 최 씨 일가의 국내외 재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비공개 국가기록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실조사 의혹이나 문건 은폐 의혹 등에 대한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