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덕영의 김수영(왼쪽)은 차돌 같은 반면 운영으로 난적 최호철 선수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일요신문] 전통의 명가 대구 덕영이 신생팀 강원바둑단을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3년 만에 내셔널바둑리그 정상복귀를 눈앞에 두게 됐다.
22일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속개된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대구 덕영은 강원바둑단을 4-1로 셧아웃시키고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4-1 승부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 등장한 스코어. 이전 5경기는 모두 3-2 박빙의 차이로 승패가 갈렸었다.
정규리그에서 13승 4패, 양대 리그 통틀어 최고 승률을 기록했던 대구 덕영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오후 6시 30분 먼저 열린 1, 2국에서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위 순위가 먼저 1장을 공개한다는 내셔널바둑리그 규정에 따라 강원바둑단이 최환영 선수를 내세우자 대구 덕영은 곧장 에이스 김민석을 붙이는 강공책을 내세웠다. 그리고 결과는 들어맞아 기대대로 김민석이 선취점을 따내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2국은 노장 박영진이 책임졌다. 2국이 승부 판이 될 것이라는 예상대로 시작부터 종국까지 오르락내리락하던 바둑은 종반 끝내기 단계에서 박영진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박지영을 꺾고 대구에 두 번째 승리를 가져다줬다.
포스트시즌 5경기가 3-2 승부로 갈려 플레이오프전 역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대구 덕영이 막강 전력을 과시하며 첫 4-1 승부를 이끌어냈다.
강원바둑단은 3국에서 신현석이 송홍석을 꺾고 반격에 나섰지만 믿었던 시니어 최호철과 주니어 조민수가 4국과 5국에서 잇달아 패하며 힘없이 물러서고 말았다.
오늘 승리한 대구 덕영의 유경민 감독은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내심 승리를 기대했다. 서울 푸른돌은 잘 아시다시피 지난해 우승팀이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시니어와 여자 쪽은 우리가 낫다는 평도 있지만 단판 승부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50 대 50의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대구 덕영과 서울 푸른돌이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12월 9일(토) 대전 레전드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는 각자 제한시간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5판 다승제로 승패가 가려지며 1국과 2국은 18시 30분, 3국은 19시 30분, 4, 5국은 20시 30분에 대국이 시작된다.
노장 박영진 선수(오른쪽)가 강원바둑단 박지영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고 사실상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박영진은 챔피언결정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아마 내가 이기면 우리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셔널바둑리그의 총 상금은 1억 원이며 정규리그 1위 1000만 원, 2위 700만 원, 3위 500만 원, 4위 300만 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드림/매직리그 각 1팀씩 시상), 또 포스트시즌 우승팀은 2000만 원, 준우승팀 1000만 원, 공동 3위 각 300만 원, 8강팀 각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는 아비콘헬스케어(회장 윤수로)와 바이오제멕스(대표 김수웅)가 타이틀 후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하며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한다.
유경춘 객원기자
강원바둑단은 3국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대역전극을 꿈꿨지만 4국과 5국을 잇달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강원바둑단 김광덕 단장(왼쪽)은 “첫 참가치고는 만족할 만한 성과다. 내년을 기대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대구 덕영 선수단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대구 덕영은 내셔널바둑리그 참가 18개 팀 중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팀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