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씨는 미인가 금융투자업체 밸류인베스트코리아를 설립해 확인된 것만 각각 7000억 원대, 2000억 원대 사기·유사수신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부동산이나 비상장 주식,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투자하는 금융투자 업체라고 홍보하며 무려 3만 명에 달하는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끌어 모았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이 지난 3월 국회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
이 씨는 2010년 창당한 국민참여당에 몸담아 정당인으로 활동했고, ‘의정부 을’ 지역구 출마를 위해 의정부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2011년 12월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이 합당하며 통합진보당이 출범하면서 이 씨의 총선 출마 길은 막히게 됐다.
당시 통합진보당 제5차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는 경선도 없이 당시 민주노동당 측 홍희덕 국회의원을 예비후보자로 확정하면서 이 씨는 고배를 마셨다. 그 후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8(위헌)대 1(합헌)의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을 강제 해산했다.
주목해야 할 문제는 이 씨가 총선 출마 시도 전부터 2011년 8월 설립한 밸류인베스트코리아를 통해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는 점이다. 그는 같은 해 9월부터 4년간 7000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2015년 11월 구속 기소됐으나 2016년 4월 구속기간 도과로 석방됐다. 하지만 이 씨는 보석기간 중에도 수 개월간 추가로 2000억 원 규모의 불법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씨의 7000억 원대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8년 실형을 선고했고, 그는 결국 법정구속됐다. 이 씨가 항소하면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아울러 그는 2000억 원대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씨가 한때 통합진보당 소속이었던 인연 때문이었을까. 2건의 재판에서 이 씨 측 변호인단 중 부부인 심재환·이정희 변호사가 모두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는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법무법인 ‘향법’의 대표 변호사다. 같은 법무법인 소속인 이정희 변호사는 통합진보당 대표로 18대 대선에 출마했던 정치인이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 측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이철 씨의 범죄 혐의와 통합진보당이 내세운 정치이념은 전혀 상반된다. 만일 이철 씨가 국회의원이 됐다면 통합진보당은 ‘위헌정당’이란 비판 외에도 더욱 큰 오명을 떠안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