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일 검찰에 자진출석한 것을 두고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 지키는 자한당’ 프레임 위해 급조된 기획”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국회 패스트트랙 여야 충돌 사건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자진 출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는 자가당착적인 주장을 했고, 제 손가락으로 제 눈을 찌르는 미련한 짓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황 대표가 검찰에 자진출두한 세 가지 이유를 주장했다. △자한당 의원들의 사법방해에 대한 고조된 비판을 잠재우려는 것 △당 지도부가 책임진다는 제스처를 취해서 의원의 동요를 막으려는 것 △총리까지 지낸 정치적 ‘무게’를 가지고 검찰 수사 흐름의 예봉을 꺾고, 수사에 임하는 ‘샘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황 대표가 무슨 주장을 하건, 판단 주체는 수사기관이다. 황 대표와 소속 의원 관계는 시간과 장소를 이어가며 불법을 자행한 ‘순차적 공모공동정범’으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며 “의원들은 황 대표가 무슨 주장을 하건, 면책될 수 없다. 법률가이기도 한 황 대표가 검찰조사에서 ‘독박’을 쓸 수도 있다는 ‘전적인 자기지시’라는 태도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 회의방회죄만으로도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두 대표의 지시대로 자한당 의원들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면 공무집행방해, 감금 등까지 교사한 것이 된다”며 “그 죄가 얼마나 무겁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두 사람(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이 자한당 의원들의 중첩적 불법 행위에 대해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해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그 의도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 굳이 ‘주범’으로 ‘종범’에게 지시, 교사가 아니라 검찰과 법원에서 공동공모정범으로만 인정이 돼도 피선거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자한당의 국정방해 행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선 승리를 도모한 뒤, 검찰과 법원이 자한당 승리를 의식하게 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기소와 판결에 중형을 피하려는 ‘생존작전’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황 대표의 검찰 자진 출두는 시작이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