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세대별 등 여러 통계가 나오지만 확실한 이유는 짐작만 할 뿐이다. 다만 수입차가 대세라는 건 틀림없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12만 대에 육박했다. 시장점유율 15%를 넘어섰다. 2013년 9.9%, 지난해 12.7%에 이은 폭발적인 상승세다. 이런 수입차의 약진은 현대기아차의 추락으로 이어졌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66.9%. 현대기아차의 최고 전성기는 2009년으로 점유율 76.8%를 기록했다. 이후 2010~2012년까지는 73~74%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수입차가 본격적으로 잘 팔리기 시작해 2013년 71.4%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69.3%로 떨어져 70%대 벽이 허물어지면서 올 상반기의 추락을 예고했다.
국내에서 수입차가 대세라는 건 절대 우위의 지위를 누려왔던 현대기아차에게는 최대의 위기가 왔다는 뜻이다. 현대기아차를 타던 소비자들이 차를 바꿔 탄다는 말이다. 왜 소비자들은 국산 브랜드를 버리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확실한 건 현대기아차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국산차가 어떤 이유에서든 차를 사게 만드는 힘은 있었지만 그 차를 산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입차업체의 역공까지 겹친 것이다.
이런 흐름에 현대기아차가 반격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총 11종의 신차 공세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창사 이래 한 시즌에 11종의 신차를 쏟아내는 일은 없었다. 그만큼 승부수를 걸겠다는 뜻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하반기 신차 라인업은 최선의 선택이다. 그간 현대기아차를 먹여 살린 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아반떼(준중형), 쏘나타(중형), K5(중형)와 같은 베스트셀링카를 비롯해 스포티지, 크레타 등 SUV 차종도 포함된다.
현대기아차가 가장 판매량이 많은 중형 세단의 주력 모델인 쏘나타, K5 신형을 동시에 출격시킨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쏘나타 2016년형 모델과 신형 K5가 같이 나왔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가장 판매량이 많은 중형 세단의 주력 모델을 동시에 출격시킨 건 이례적인 일이다.
5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는 신형 아반떼도 3분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아반떼는 1990년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만 1000만 대를 넘긴 최고의 베스트셀링카다.
현대차의 대형 플래그십 모델 에쿠스도 연말에 공개된다. 에쿠스는 현대차의 자존심이라 불릴 만큼 상징성이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이 모델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 SUV 시장에서도 신차 공세가 이어진다. 현대차의 해외 전략 소형 SUV인 크레타는 7월 인도를 시작으로 8월 이후 중동, 아프리카 등 각국에서 잇따라 출시된다. 9월 출시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도 5년 만의 완전 변경 모델로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도 대거 출격한다. 쏘나타는 국산차 최초로 PHEV(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기아차도 신형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4분기에 추가로 공개한다. 3분기엔 준중형급 해치백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카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형차급(쏘나타, K5)에 집중됐던 하이브리드 차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미니버스 쏠라티를 하반기 새롭게 출시해 상용차 시장 확대에 도전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이런 전략에 의문을 표시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자신들의 문제를 인식 못하는 건가”라는 댓글에 “인식을 못하니까 신차 출시=판매 전략이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요”라고 답글을 남기고 있다.
추락하는 현대기아차의 날개는 신차가 아님을 네티즌들은 알고 있는 듯하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