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산업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PC방 수는 2006년 2만 935개에서 2013년 1만 3530개로, 8년간 35% 이상 감소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조 6000억 원대 수준에서 9500억 원대로 약 40% 하락했다. 매출 회복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카페를 접목하고 노래방을 도입하는 등 불황 타개를 위한 PC방의 변신이 주목된다.
이에 PC방들은 고급 컴퓨터 사용은 기본이고 PC 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PC방에서 컵라면이나 과자를 판매했다면 현재는 비빔밥, 데리야끼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토토나 족욕 시스템을 갖춘 PC방도 등장했다. 요금 지불 방식도 현금 일변도에서 신용카드, 직불카드는 물론이고 문화상품권이나 교통카드를 통한 결제도 가능하다.
서울 청량리역 인근에 위치한 한 PC방은 내부에 카페를 접목시켰다. PC 이용이 아닌 단순 카페를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방문이 가능하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이 돼있어 주류도 판매한다. 덕분에 맥주를 마시면서 게임을 하는 손님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목동에는 코인노래방을 도입한 PC방도 생겼다.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 중인 이 PC방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 3층을 PC 이용실로 사용하고 1층을 카페 겸 노래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PC방 측에 따르면 코인노래방 기기를 2대까지는 별도의 허가 없이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부천에 있는 한 PC방은 아예 내부에 먹거리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 PC방은 수제 핫도그 전문 브랜드 본사와 가맹 계약을 맺어 하나의 지점을 낸 것이다. 가맹점이기에 본사로부터 교육 및 서비스 지원을 받고 같은 상권에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상권보호까지 받는다. 이 PC방 점주는 “브랜드 입점 후 총 매출이 30~40% 상승했다. 핫도그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며 “내년에도 인테리어 공사를 할 예정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창업통 소장은 “어떻게 보면 PC방의 시즌2, 시즌3 버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어차피 게임 마니아들은 항상 있기 때문에 PC방은 어떤 형태로든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는 시설, 공간, 서비스 등의 차별화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라면이 제일 맛있는 PC방’ 같은 식으로 접근하는 방법 등 다양한 지역 상권 특성에 맞게 변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