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전경. 일요신문DB
201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전 주가는 2만~4만 원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9월 현대차가 무려 10조 원에 삼성동 사옥과 부지를 매입하면서 분위기 반전됐다. 이에 더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가가 개선되면서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올 들어 6만 원을 넘어서며 2006년 11월 이후 9년여 만에 시가총액 2위에도 안착했다.
한전의 첫 번째 매력은 저유가다. 지난해 입금된 삼성동 사옥 매각대금 외에 영업이익으로만 8조 원의 실적을 올렸다. 저유가 덕분이다. 올 들어서도 저유가 상황은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는 부정적이다. 지난해와 같은 저유가 수혜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두드러지는 매력은 배당이다. 한전은 최근 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결정 시점의 시가배당률이 무려 6.1%에 달했다. 은행 이자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부터는 사옥 매각 같은 특별이익은 없지만 높은 배당 매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저유가에 따른 발전자회사들의 실적개선, 새 발전소 가동에 따른 효율증대 등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투자 허민호 연구원은 “정부가 공공기관 배당성향을 2020년까지 40%로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2016년 실적에 대한 배당도 주당 2800원 수준이 예상되는데, 이는 현재 주가기준 시가배당률로 4.7%가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전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7만 30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약 20%의 상승여력이다. 게다가 한전 주식은 51%를 정부가 33%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발행주식의 10% 미만인 셈이다.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가파른 가격상승이 가능한 구조다. 특히 환차익까지 노리는 외국인들에게는 원화강세가 진행될수록 한전의 투자매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주력 제조업이 성장한계에 봉착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여지도 커졌다. 외국인이 보유한도인 40%에 가깝게 보유주식을 늘릴 가능성이다. 물론 변수가 없지는 않다. KTB투자증권 신지윤 연구원은 “파리기후협약의 영향으로 환경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안정적인 흑자구조와 배당능력을 유지하겠지만 지난해나 올해와 같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