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49일’ 중 한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출처=SBS
최저임금법 5조에 따르면 수습기간은 1년 이상 근무계약을 맺은 근로자에 한해 최대 3개월 동안 적용되며 근로자는 최저임금의 90% 이상을 보장받는다. 즉 1년 미만의 계약을 맺은 경우엔 수습기간을 적용할 수 없으며 최저임금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러한 법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업주들이 1년 이하의 단기 계약을 맺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수습기간을 적용하며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경북 구미의 한 PC방 업주가 청소년 22명을 대상으로 수습기간을 명목으로 최저시급은 물론 연장 및 휴일수당 등도 지급하지 않고 무려 5400만여 원의 임금을 체불해 구속된 바 있다. 물론 수습기간, 임금 등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온라인상에도 업주가 임의로 정한 수습기간과 터무니없는 임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수습기간에 시급 2000원을 받았다는 사례부터 심지어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 후 수습기간이란 이유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한 경우까지 찾아볼 수 있다.
3개월 미만의 단기 아르바이트 모집공고에도 수습기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 캡쳐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꼼수 근로계약서’도 사업주들이 근로자에게 최저시급 이하의 임금을 주기 위해 쓰는 단골수법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시 일의 시작 날짜만 기재하고 계약기간 만료일은 공란 처리하는 식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업주들은 1년 이하의 단기 고용임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고용’이라는 수습기간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알바지킴이센터(1644-3119)의 한 상담사는 “구두로 계약을 했더라도 수습기간에 최저임금의 90% 이하를 제공하는 것은 임금체불에 해당되어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다”며 “증거서류로 제출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사업장의 근태기록서를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거나 달력 등에 근태기록을 꾸준히 메모하는 식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박혜리 비즈한국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