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서비스 도입은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급성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진=바디프랜드 홈페이지 캡처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에 대한 관심 증가, 렌털 시장의 발달로 국내 안마의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안마의자 판매·렌털 업체가 고객에게 도를 넘는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인다.
최근 몇 년 사이 안마의자 시장은 ‘폭풍 성장’을 이뤘다. 업계에 따르면 2007년 200억 원 수준이던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500억~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10년도 안 되는 사이 2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고가의 안마의자를 비교적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한 ‘렌털 서비스’의 도입은 안마의자 시장을 성장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2011년 무렵 국내 최초로 렌털 서비스를 본격 도입한 이후 매출이 급성장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마의자 렌털 서비스는 소비자가 매월 일정 비용을 납부하고 약정 기간이 만료되면 안마의자를 소유할 수 있는 ‘소유권 이전형 렌털’ 방식으로 대부분 진행된다. 국내 업체들이 정한 약정 기간은 39개월로 대여자가 이 기간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각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통해 약정 기간이 1년이 넘는 경우 잔여 임대료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내도록 고시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경우 법적 강제성이 없어 여전히 다수의 안마의자 브랜드가 지나친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즈한국’이 바디프랜드, 코지마, LG전자 등 주요 안마의자 브랜드 네 곳에 문의한 결과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임대료의 10%가 넘는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었다.
안마의자 렌털 계약을 중도에 철회할 때 발생하는 위약금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추가되는 설치비와 물류비도 만만찮다. 사진=코지마 홈페이지 캡처
위약금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여기에 물류비와 등록금 등이 포함되면 소비자가 중도 반납을 위해 부과해야 하는 비용은 훌쩍 높아진다. 바디프랜드는 18개월 이전 반납 시 잔여 임대료의 20%를, 18개월 이후 반납 시에는 10%를 위약금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제품에 따라 추가로 최소 29만 원에서 최대 39만 원이 설치 및 운송비용으로 책정된다.
후발 주자로 꼽히는 코지마와 LG전자의 위약금은 더 많다. 코지마는 제품 수령 후 14일 이내에 계약을 취소하면 왕복 배송비 20만 원만 내면 되지만, 그 이후에는 잔여 임대료의 30% 위약금에 등록비 15만 원, 배송비 20만 원을 모두 내야 한다.
LG전자는 1년 이내 계약 취소 시 잔여 임대료의 30%를 부과하며 렌털 기간이 길어지면 위약금 부과율이 10%까지 떨어진다. 그렇지만 역시나 중도 해지를 원하는 고객은 렌털 기간에 상관없이 10만~20만 원의 등록비, 26만 원의 철거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예컨대 월 렌털비가 12만 9800원인 코지마 ‘프리미엄 안마의자 아폴로’를 빌리고 한 달 후 청약을 철회하면 등록비와 배송비를 포함해 총 182만 9720원의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등록비와 배송비를 제외하더라도 정가의 4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위약금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안마의자 렌털 시장이 초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표준약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표준약관은 소비자가 불공정한 약관을 사용하는 사업자로부터 피해를 봤을 때 보상을 받는 근거이자 민사소송 시 판결의 준거가 된다.
또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 약관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권고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르지 않는 사업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공정위 약관심사과 담당자는 “현재 표준약관이 있는 렌털 상품은 정수기밖에 없다. 표준약관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모두 법적 강제력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표준약관 기준을 어긴 사업자는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혜리 비즈한국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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