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옥, 이만수, 이여운, 이철량, 정진용, 허주혜, 허준 등 일곱 작가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초중반 한국미술의 정체성 찾기 차원의 ‘수묵화 운동’에 참여한 70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한 도시에 고립되어 어떠한 자극도 받지 못했던 30대 초반까지를 아우른다. 학령 인구 저하로 인해 미술 교육자에서 인기 전업 작가가 되기도 하며, 불안정한 전업 작가에서 안정적인 미술 교육자가 된 이도 있다. 작가의 직업적 전환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작품의 배경이기도 한 풍경 속 화면의 ‘서사’(narrative·이야기)는 화자인 작가들의 다양한 생존 방식과 예술적 모색들을 포괄한다.
감각에 휘둘리지 않는 작가들의 ‘사의적(寫意的) 직관력’은 서사로부터 쫓겨난 현대인들의 모습도 비춘다. 작가들은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공통점이 있다.
이철량이 평생 천착한 ‘수묵’은, 빛도 빛깔도 없는 음영으로 인식된 먹을 재료로 현대적 실험 미술의 범주에 들어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인옥은 차용한 풍경과 오브제로 대변되는 초감각적인 ‘함축’과 ‘생략’을 넘어 신작에서는 미니멀리즘의 문을 열고 들어선 듯 하다.
이만수의 대상인 마당, 들판, 산은 공간 경계의 영역이면서 시간이나 장소에 종속되지 않는다.
정진용의 신작 칸델라(candéla, 라틴어 ’양초’) 시리즈는 극적인 화려함 속에서 인간이 써 내려온 불안, 슬픔, 고통을 읽는 미디엄이다.
이여운은 원근이나 구도를 배제한 채 건축물의 파사드(입면)를 먹 선만을 이용해 대상 주변 맥락을 짐작케 한다.
허준은 화면 구성(composition)이 돋보이며 화폭이 담고 있는 콘텐츠 디테일을 집요한 작업 방식을 통해 표현한다.
허주혜는 한 획 수묵의 농담으로만 대상의 특징을 표현하며 전체 구도의 완성까지도 겨냥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9월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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