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부터 30일까지 극동갤러리에서 열려
백두대간 산줄기와 동해, 남해를 하늘에서 굽어보며 수 미터가 넘는 종이 위에 먹빛 하나로 담아냈던 윤영경 작가는 작업실 창문 밖 뜰 풍경이라는 친근한 주제를 택해 시점과 구성을 변화시켜 먹빛만으로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 냈다.
화폭은 세상을 보는 창(窓)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윤 작가는 창 속에 창을 하나 더 만들었고 이를 ‘이중창, 더블 윈도우’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창문과 계단은 옅은 먹선으로 긋고 뜰의 풀잎은 짙은 먹으로 채워 강약의 리듬을 살렸고, 창문과 계단은 직선이고 나무와 풀은 곡선이어서 문명과 자연이 대비되면서도 서로 잘 어울리게 한 것이 특징이다.
바탕 재료는 종이와 더불어 천으로 만든 캔버스도 사용했다. 캔버스에 흰 여백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림이 먹빛 하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얀 캔버스는 하얀 종이를 대체해 또 다른 ‘블랙 앤 화이트’를 강조했다.
탁현규 미술사학자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감상자는 자신의 창밖을 다시 발견하게 되고 창밖 풍경을 담아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그림에는 감상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극동갤러리에서 열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고 주말에는 휴관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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