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DB.
최근 세계 각국에 해킹 프로그램을 판매해온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Hacking Team)’이 고객 명단이 모두 노출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해킹팀의 관리자 서버가 통째로 해킹된 후 무려 400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자료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해킹팀의 제품인 사이버 감청 프로그램을 구매한 고객에는 ‘우리나라 5163부대’가 들어 있다. 이 부대는 지난 대선을 앞둔 2012년 처음 프로그램을 구매한 뒤 올해까지 3년째 꾸준히 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5163부대는 국정원이 외부에 기관명을 밝히지 않을 때 사용하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매년 두 차례 오간 영수증에는 ‘5163 부대’와 함께 ‘서울 서초우체국 사서함 200’이라는 주소가 표시돼 있다. 이 주소는 국정원의 민원 창구 접수처와 동일하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한 매체에 “‘5163부대’라는 명칭은 오래 전부터 더 이상 쓰지 않은 표현”이라며 “해킹팀의 프로그램 구입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설립된 해킹팀의 주력 프로그램인 원격조정장치(RCS)는 타인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침입해 흔적 없이 이메일, 메신저, 전화통화 내용을 해킹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국정원의 사이버 사찰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임수 기자 im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