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지난 6월 16일 화요일 저녁, 32개월 지영(가명)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체온이 38.6도까지 오르고 혈변을 보인 아이는 결국 콩팥 기능이 망가져 혈액투석까지 받아야 했다.
그런데 그 시기 지영(가명)이 집 인근에 사는 26개월 민혁(가명)이도 동일한 증상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 후 투석까지 받게 됐다. 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탕 목욕을 즐겼다는 것.
지영(가명)이는 언니와 목욕을 한 직후 증상이 나왔고 민혁(가명)이도 마찬가지로 사촌누나와 목욕 후 증상이 발현됐다. 두 아이의 병명은 장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용혈성 요독증후군. 일명 햄버거병이라 알려진 병에 걸린 아이들.
그런데 지영(가명)이 엄마가 병원에서 뭔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응급실에 누워있는 아이들이 지영(가명)이 언니와 민혁(가명)이 사촌누나가 다니는 유치원 아이들이라는 것. 대체 아이들은 왜 하루아침에 동시다발적으로 아프기 시작한 걸까.
놀랍게도 해당 유치원생 184명 중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아이들이 무려 113명으로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16명은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알고 보니 해당 질환이 마치 코로나처럼 강력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을 잡거나 화장실을 함께 쓰는 것만으로 전염이 된단 것이었다. 주로 소의 내장에서 검출되는 장출혈성 대장균이 최초로 어디에서 나왔을까.
학부모들은 첫 증상이 나온 6월 12일 급식으로 나온 야채소불고기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해당 유치원의 조리사는 당시 소고기에 유난히 핏물이 많았다고 하면서 왠지 모르게 찝찝했다며 자책을 한다.
취재 도중 뜻밖의 제보를 받게 된 제작진. 아이들이 아파서 대거 결석한 6월 16일, 하루 세 차례에 걸쳐 유치원에서 대량의 물건이 버려졌다는 것. 폐기된 물건 중에는 음식으로 추정되는 물건도 포함돼있었다.
유치원측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또 있었다. 6월 12일 금요일 밤,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후 15일인 월요일에 무려 34명의 아이들가 결석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단 걸 느낀 한 학부모가 유치원에 찾아가 혈변을 보여주며 사실을 알렸지만 유치원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다음 날 뭔가를 대량으로 버리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당시 현장이 고스란히 찍힌 CCTV를 단독으로 입수해서 사상 초유의 유치원 집단 감염 사태를 취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수상한 세입자’ 편으로 한 마을을 공포로 몰아 넣은 의문의 마대 자루를 들여온 세입자의 정체도 추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