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밥이 되어라
오영실은 김정호에게 “왜 결혼을 했냐”고 물었지만 김정호는 대답을 피했다. 그날 새벽 잠에서 깬 김정호는 아내가 사라진 것을 뒤늦게 알고 밖으로 나와 찾아다녔다.
김정호는 마을 사람들이 깨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여보’를 외치며 오영실을 찾아다녔다. 오영실은 홀로 벤치에 앉아있었다. 김정호는 “당신 여기 앉아서 뭐해 지금”라고 물었다.
오영실은 남편의 목소리에도 앞만 “그냥 집안에 있다가는 가슴이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서 나왔어”라고 말했다.
김정호는 “지금이 몇시인데”라고 말했고 오영실은 “불 켜진 곳이 여기밖에 없더라고”라고 답했다.
이에 김정호는 “미안해. 당신 사랑해서 결혼했지. 근데 살다보니까 너무 잘 해준게 없어서 미안해서 대답을 못한거야. 미안해서 자꾸만 피한거야. 미안해. 내가 미안하지. 정말 미안하지 당신한테. 나같은 남자랑 사느라고 당신이 고생 많이 했어”라고 진심을 전했다.
뒤늦게 마음을 전하는 남편에 오영실은 눈물을 흘리며 김정호의 어깨에 기댔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