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프로그램발표회 2021 라인업 공개…40여회 공연·객석 30% 우선 오픈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조직위원장 김한)는 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올해 축제의 방향과 주요 프로그램 공개하고 올해 2021 축제의 방향과 주요 라인업을 소개했으며 새로 제작한 20주년 기념 영상 ‘RE:ORIGIN’를 통해 20주년 축제의 성과와 의미 등을 조명해 주목을 끌었다.
올해 축제는 9월 29일~10월 3일까지 5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 찾아가는 소리축제를 통해 40여 회 공연을 진행한다. 입장권 판매는 이달 20일 나루컬쳐와 인터파크를 통해 시작될 예정이며 객석의 30%만 우선 오픈한다
축제의 방향은 ▲축제의 근간, 전통예술의 본류인 ‘판소리’의 창의적 조명 ▲장르를 넘어선 지역 예술가들의 역량 결집 ▲작품성·예술성을 갖춘 작품 발굴 및 초청으로 내실 도모 등으로 지난 20년을 반추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고민을 담아낸다.
소리축제의 근간을 이뤄온 판소리에 대한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재조명이 눈에 띈다. 지난 10여 년간 소리축제 대표 경쟁프로그램으로 이른바 ‘한국형 월드뮤직’팀을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모색해 온 ‘소리프론티어’의 변화가 그것이다.
올해 ‘소리프론티어는 시즌2’라는 이름으로 판소리를 확장한 장르의 변화를 실험한다. 올 초 공모를 통해 33개 응모작 가운데 7개 작품을 선별해 소리축제 멘토링을 통해 초연되거나 각색될 예정이다. 올해 축제를 수식하는 표제어 ‘창작’과 ‘새로움’을 책임진다.
메인 프로그램인 ‘판소리다섯바탕’에서는 스타 소리꾼 방수미‧박애리‧정상희의 연창으로 듣는 ‘춘향가’와 김준수‧유태평양‧정보권이 함께 꾸미는 ‘흥보가’ 등이 매혹적인 개성과 모던한 조화를 이루며 판소리 연창의 색다른 지평을 선사한다.
20주년 특집 개막공연 ‘RE:Origin’은 판소리다섯바탕 눈대목의 다채로움을 선보인다. 축제를 상징하는 스무 명의 패널들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와 공연 위로 20여 년 세월이 자료화면으로 오버랩되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는 실내공연 중심 축제로서 작품성을 갖춘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메인 프로그램 ‘광대의노래’와 ‘산조의 밤’이 바로 그것으로 ‘사금(四金)’이라는 이름으로 상쇠 명인들의 오리지널 쇠가락을 한 자리에서 듣는 무대다.
농악단의 판놀음을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각각의 리더들이 ‘상쇠’라는 묵직한 이름을 어떻게 지켜오고 열정을 쏟아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임광식, 류명철, 유지화, 손영만 명인이 출연해 각기 다른 풍경 속 하나의 어우러짐, 대동의 판굿을 연출한다.
‘산조의밤’은 ‘가장 산조다운 산조’ 정통 산조의 깊은 맛을 내는 데 집중한다. ‘산조이나 산조 같지 않은 산조’라는 비평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진짜 산조’를 제시하겠다는 계획으로, 가야금 지순자, 강정숙 명인의 순도 높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소리와 춤의 콜라보 무대가 마련돼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격조 있는 몸짓과 열정적인 춤의 세계로 안내할 ‘국립현대무용단 HIP合’과 ‘다크니스 품바’ 가족공연 ‘SNAP meets Sori(미스터리 퍼포먼스 스냅)’은 올해 프로그램 중 가장 핫한 코드라고 할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은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의기투합한 무대이다. 모던테이블의 ‘다크니스 품바’는 해외에서부터 인정받은 컨템퍼러리 작품으로 한국인의 한(恨)을 전통소리 품바의 선율에 실어 한바탕 신명의 몸짓으로 재해석했다.
가족공연 ‘SNAP meets Sori(미스터리 퍼포먼스 스냅)’은 동화적인 스토리텔링을 토대로 미디어아트, 그림자놀이, 마임 등과 결합한 무한한 마술의 세계를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소리축제와의 만남을 위해 특별히 국악과 소리 요소를 결합할 예정이어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선우정아, 강허달림, 하림 등 독특한 보이스를 가진 매력적인 싱어송라이터들이 소리축제를 찾아 축제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전북CBS 별빛콘서트, 정읍수제천보존회 등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온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올해 유일한 해외공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소리축제를 선택했다.
20여 년 간 탱고 음악의 역사를 바꾼 혁명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음악세계를 잇는 유일한 앙상블로 인정받고 있는 연주팀으로 소리축제에서는 특별히 아쟁 김영길 명인과의 합동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 신선함을 더할 예정이다.
폐막공연 ‘Fever Time-전북청년열전’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지난해 ‘전북청년 음악열전’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을 쏟아내며 파괴적인 무대를 선사했던 소리축제가 관객들의 성원과 관심에 힘입어 ‘매혹적인 로컬문화’를 매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가 다소나마 안정된 상태에서 관객들을 맞이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준비했다”며 “축제 20년의 분기점에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좀 더 예술적이고 좀 더 창의적인 도전으로 여느 해보다 강렬한 인상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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