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한 시장에 유난히 손님이 붐비는 가게가 있다. 엄마 최위노 씨(64)와 딸 김은지 씨(38)가 함께하는 모녀의 김치 가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엄마가 직접 키운 제철 채소로 손수 담근 김치가 매대에 알록달록 진열돼있는 이곳. 남다른 장사 비결로 명절 대목엔 일주일 만에 5000만 원도 거뜬히 번단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엄마 최위노 씨는 아이들 키워낼 요량으로 20년 동안 트럭을 몰며 전국으로 채소를 팔러 다녔다.
하지만 몇 번의 교통사고를 겪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고 평소 김치 하나는 끝내주게 만든다는 칭찬에 시장 한편에서 김치 장사를 시작했다.
최위노 씨의 손맛은 금세 입소문을 타고 단골을 늘려갔지만 어느 날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다. 허리며, 다리 관절을 쓸 수 없게 된 것. 일 년에 걸친 수술과 재활도 해야 했던 탓에 장사를 접기로 결심한 엄마.
이 소식을 들은 딸은 서울에서 한달음에 남해 엄마에게로 달려왔다. 잘 다니던 직장도 때려치우고서 엄마가 치료를 받는 동안 엄마의 김치를 팔아보기로 한 딸. 하지만 처음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손님은 3분의 1로 줄고 단골들은 김치맛이 왜 변했냐며 호통을 쳤다. 딸 은지 씨는 포기하지 않고 김치 만드는 일에 열을 올렸지만 1년간의 노력에도 엄마의 김치 맛을 낼 수는 없었다.
그때쯤 건강을 회복한 엄마가 돌아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비법을 전수한 결과 옛맛을 되찾게 된 김치는 오랜 단골손님을 다시 불러 모았고 모녀의 김치 가게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엄마의 손맛에 딸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김치에 단호박 죽을 넣기도 하고 비트를 넣기도 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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