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무개 씨는 2003년 5월 로또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34억 원이었다. 전 씨는 원래 훔친 장물을 팔아넘기는 업자였다. 큰돈을 거머쥐었지만 전 씨는 ‘본업’을 그만두지 못했다. 로또 당첨금으로 모자라 장물아비 일을 이어가며 부를 쌓아 수십억 원대 자산가가 됐다. 서울 성북구에 대형 성인오락실을 운영하며 57평짜리 고급 아파트에 살고, 20억 원이 넘는 땅을 가진 그였다. 경찰의 눈을 피해 이후로 수년간 훔친 장물을 팔았지만 결국 적발된 전 씨는 구속됐다.
2012년 7월에는 광주의 한 목욕탕에서 목을 맨 사람도 있다. 2005년 1등에 당첨돼 26억 원(실수령 18억 원)을 거머쥔 이 남성은 회사를 그만두고 호프집을 열고, 지인의 사업 등에 투자를 했다. 미숙한 경영으로 사업에 실패하고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해 2년여 만에 당첨금을 모두 날렸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남성은 집도 아닌 목욕탕 탈의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로또로 가정이 파탄 난 사례도 여럿이다. 2012년 7월에는 로또 1등에 당첨된 남성이 당첨금 19억 원을 탕진하고, 부인을 마구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 이 남성은 로또 당첨금 절반을 형제들에게 나눠주고 베풀었으나 얼마 못가 남은 돈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담뱃불로 지지거나, 아내에게 흉기를 건네 자살을 종용하기도 했다.
손윗동서가 휘두른 칼에 숨을 거둔 로또1등 당첨자도 있었다. 2011년 15억 원을 당첨금으로 받은 김 아무개 씨는 만취 상태로 찾아온 손윗동서 이 아무개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배와 등을 찔려 살해당했다. 김 씨는 당첨 이후로 이혼을 하는 등 가정불화를 겪다 비극을 맞았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