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4월 13일에 있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12월 15일부터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어 2월 11일 오전까지 등록한 예비후보는 모두 1,398명이다.
모든 후보들의 정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치인들의 도덕성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바, 전과 기록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최대 전과 기록 10건, 그리고 8건의 전과자 3명, 7건도 4명이나
가장 많은 전과를 기록한 예비 후보는 대전 대덕구 선거구에 출마하는 무소속 손종표 예비후보로 무려 10건이다. 손 예비후보는 노동운동을 한 탓인지 10개의 전과 중 대부분이 일반교통방해와 집시법 위반 전과지만, 음주운전 전과도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 중랑(을) 새누리당 이기창 예비후보, 경기 용인(을) 새누리당 방형주 예비후보, 경남 산청.함양.거창 선거구에 출마하는 무소속 김홍업 예비후보가 전과 8개로 뒤를 잇고 있다.
서울 강남(갑) 더불어민주당 김성욱 예비후보, 경기 고양 덕양(을) 더불어민주당 문용식 예비후보, 경기 광주 새누리당 박혁규 예비후보, 울산 동구 노동당 이갑용 예비후보 등은 전과 7개로 ‘경쟁’ 중이다.
가장 많은 전과기록, 음주운전과 선거법위반, 집시법 위반
야권 예비후보들의 전과 기록 중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과거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등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이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민주화운동을 했던 이들도 피해갈 수 없는 전과가 있으니 바로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 3회로 삼진아웃을 당한 예비후보는 모두 3명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한태선(충남 천안갑) 예비후보와 연예인 출신으로 새누리당 중앙위 문화관광위원장인 방형주(경기 용인을) 예비후보, 경남도의원을 지낸 무소속의 이길종(경남 거제) 예비후보 등 3명이다. 이 중 방 예비후보는 음주운전 3회, 무면허운전 1회 등 총 8건의 전과 중 도로교통 위반 전과만 5개를 갖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음주운전 2회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예비후보는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강동원(전북 남원.순창) 예비후보가 2건의 음주운전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로 알려진 남호균(대구 달서병) 예비후보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정인철(경남 진주갑) 예비후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정연상(충남 공주) 예비후보, 새누리당 평당원모임의장인 이상목(대구중.남) 예비후보, 황윤영(경남 양산) 예비후보, 남달구(대구중.남) 예비후보, 이홍철(경기 시흥갑) 예비후보 등이 2건의 음주운전 전과기록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로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이용선(서울 양천을) 예비후보, 안산시장을 지냈던 김철민(경기 안산 상록을) 예비후보,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의 강화수(전남 여수갑) 예비후보, 안희정 충남지사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예비후보, 경주지역위원장인 이상덕(경북 경주) 예비후보, 노무현재단 경남 공동대표인 이봄철(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 교육 전문 기업인인 하석태(서울 양천갑) 예비후보 등이 2건의 음주운전 전과 기록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에는 종합편성채널에서 시사평론가로 활약했던 김철근(전남 고흥.보성) 예비후보, 대전시의원을 역임한 이강철(대전 서구갑) 예비후보, 시흥내일포럼대표인 임승철(경기 시흥을) 예비후보 등도 2건의 음주운전 전과 기록을 갖고 있다.
현역 의원 중에도 음주운전 전과 기록 2건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강동원(전북 남원.순창)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에는 한선교(경기 용인병), 전하진(경기 성남분당을), 이운룡(경기 고양일산동), 김제식(충남 서산.태안), 신성범(경남 산청.함양.거창), 더불어민주당에는 정호준(서울 중구) 의원,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등이 1건의 음주운전 전과기록을 갖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시사 방송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해 대중적 인기를 끌던 인사들의 정당 입당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종편에 출연해 신랄하게 정치권을 비판하던 인사들도 음주운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공간과 미디어연구소 소장인 박상헌(서울 송파을) 예비후보, 박근혜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양수(강원 속초.고성.양양) 예비후보, 민주통합당 대변인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서울 강북을) 예비후보, 여자 변호사로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국민의당 강연재(서울 강동을) 예비후보 등도 1건의 음주운전 전과를 갖고 있다.
민주화운동을 했지만 이제는 기득권 세력이 돼버린 486그룹 출신들 중에서도 의외로 음주운전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많았다.
새누리당에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전 국회의원 정태근(서울 성북갑), 더불어민주당에는 전대협 의장 출신인 송갑석(광주 서구갑), 전대협 부의장 출신인 정명수(서울 마포을), 최인호(부산 사하갑),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동준(서울 동작을),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송인배(경남 양산),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영(강원 춘천)과 안희정 충남지사 측근인 조한기(충남 서산.태안), 경기도의원 출신인 고인정(경기 평택갑) 예비후보 등이 음주운전 전과 기록이 있으며 진보정당인 정의당에도 전직 의원인 노회찬(경남 창원성산), 조승수(울산북) 전 의원을 비롯해 박창완(서울 성북을), 조명래(대구 북을), 김성진(인천 계양갑), 이성우(대전 유성) 예비후보 등도 음주 운전 전과가 기록되어 있다.
이 밖에도 음주운전 전과 기록이 있는 비중 있는 인물로는 새누리당에는 씨름 천하장사였던 이만기(경남 김해을), 국회 대변인을 역임한 새누리당 허용범(서울 동대문갑), 박근혜 정부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경북 구미갑), 더불어민주당에는 MBC 부국장 출신인 최명길(대전 유성), 국민의당에는 전직 의원인 장세환(전북 전주완산을), 선병렬(대전 동구) 예비후보 등이 있다.
특이하게도 ‘음주 측정거부’ 전과기록이 있는 후보도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새누리당 정연상(충남 공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광주지역위원장인 소병훈(경기 광주), 충북도의원을 역임한 새누리당 정윤숙(충북 청주흥덕을), 시흥시의회의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이홍철(경기 시흥갑) 예비후보 등이다. 한편, 언론인 시절 음주측정 거부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켜 화제가 되었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하기도 했던 새누리당의 정성근(경기 파주갑) 예비후보는 음주측정거부 전과기록은 없으며 음주운전 전과 1회가 기록되어 있다.
‘살인미수’부터 ’음란물 유포 방조‘까지, 음주운전은 약과
소위 잡범으로 불리는 전과 기록을 가진 후보들도 적지 않다. ‘사기’, ‘상해’, ‘협박’, ‘횡령’, ‘절도’ 등도 있다. 이 중에는 눈을 의심케 하는 범죄 내용도 있다. ‘살인미수죄’와 ‘음란물 유포 방조죄’까지 나온다.
서울 중구에 등록한 새누리당 임춘목 예비후보는 오래전 일이지만, 후보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살인미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임 예비후보는 살인미수죄로 징역 3년을 살았다.
‘음란물 유포’ 방조의 전과 기록을 보유하고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문용식(경기 고양덕양을) 예비후보다. 문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장이자, 고양시 덕양(을) 지역위원장이다. 인터넷 생중계 사이트 ‘아프리카 TV’ 창립자로 유명한 문용식 예비후보 역시 민주화운동을 한 바 있다. 7개의 전과 중 3개가 시국 관련 범죄다. 나머지 4개의 전과 중 3개가 ‘저작권 위반 방조’와 ‘음란물 유포 방조‘ 관련 범죄이다.
문 예비후보가 창립한 아프리카TV는 시민참여방송으로 불리는 한편, 저작권 문제나 음란방송문제가 출범 당시부터 계속 문제가 되어 왔다. 특히, 아프리카TV에서 돈 대신 통용되는 사이버머니 ‘별풍선’을 얻기 위해 ‘음란방송’을 진행하면서 돈을 버는 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면서 거센 비난여론이 일기도 했다. 애초에 자유로운 개인 인터넷 방송을 통해 기성방송의 허점과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겠다던 모습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각종 음란 BJ(Broadcasting Jockey)들이 판치는 성인방송국이 된지 오래다.
심각한 것은 음란방송을 소비만 했던 청소년들이 이제 음란방송을 진행하는 주체가 되고 ‘몸’을 드러내는 여성들의 방송을 녹화해 웹하드-P2P에 유포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음란 방송과 음란물 유통을 방조하여 순수한 청소년들의 영혼을 물들이고 문화산업의 기반이 되는 저작권을 팔아 IT기업을 운영하며 돈을 벌어 왔다는 점에서 문 예비후보의 전과 경력은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정상참작의 여지를 찾기 어려운 범죄를 저지른 후보들, 숱하게 드러나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총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새누리당 구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승제(서울 구로갑) 예비후보도 심각한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장물취득죄다. 오래전 일이지만 장물취득죄로 징역10월에 집행유예2년의 형을 선고받은 기록이 있다.
경기도의원을 지낸 국민의당 강백수(전남 나주.화순) 예비후보는 1994년 9월과 1995년 5월에 3차례에 걸쳐서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벌금 100만원~150만원을 3차례에 걸쳐서 낸 기록이 있으며, (사)박정희대통령 정신문화원 원장인 새누리당 정재선(서울 관악갑) 예비후보는 존속상해와 절도.폭력 등의 전과로 징역8월 집행유예 2년을 2차례 선고받은 기록이 있다.
속칭 ’뺑소니‘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차량) 위반의 전과를 가진 예비후보도 있다. 새누리당 서울누리스타봉사단 총단장인 이광섭(서울 도봉갑) 예비후보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으며, 여수시의원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최무경(전남 여수을) 예비후보도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기록이 있고, 강기정 국회의원 보좌관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고재경(전남 순천,곡성) 예비후보도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기록이 있다. 음주운전 전과도 있는 정의당 정치개혁운동본부장인 조명래(대구 북구을) 예비후보도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다.
예비후보 전과 공개 총선 첫 적용.. 40% 전과자
전국의 예비후보 전과여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의 20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명부의 예비후보자 이름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20대 총선부터는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된 모든 범죄와 관련된 전과를 공개토록 기준이 강화되었다. 따라서 적용된 죄명만 봤을 때 심각한 범죄로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경미한 범죄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으로서 자기관리를 못했다는 점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최근 들어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도덕성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런 전과들은 각 정당에서 공천을 받을 때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철저한 검증과 심사를 통해 제대로 된 공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