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이봉주와 백승도는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시절이 있었고 이봉주와 마찬가지로 백승도 또한 정신력이 강하고 성실한 선수였다. 백승도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경쟁자인 이봉주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봉주를 지켜본 결과 남다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매일 6시에 시작하는 새벽훈련을 남보다 30분 먼저인 5시30분에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 힘들다는 마라톤 훈련을 남보다 먼저 시작해서 남보다 늦게 끝내는 노력파였던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백승도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곧바로 이봉주보다 30분 먼저인 5시에 새벽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그 다음날 이봉주는 4시50분에 새벽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에 뒤질세라 다시 백승도는 4시40분에 시작했고, 다음날 이봉주는 4시30분. 다시 백승도는 4시20분에 시작했고, 다음날 이봉주는 4시10분…. 결국 백승도가 두손 두발 다 든 후에야 이 선의의 경쟁은 끝이 났다.
필자와 이봉주 선수, 백승도 코치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며, 후배로서 두 선배 모두 존경한다. 특히 후배가 지켜본 선배 이봉주는 분명 마라토너로서 장수하는 비결이 있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그 장수비결을 살짝 귀띔해 드리겠다.
이봉주의 장수비결은 첫째, 몸에 좋은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어느 것이든 다 잘 먹는다. 둘째, 훈련은 남보다 먼저 시작해서 남보다 늦게 끝낸다. 셋째, 피로하기 전에 자주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넷째, 평소 순둥이에서 훈련만 들어가면 성격도 강해진다. 다섯째, 무슨 일이 있어도 훈련시간은 철저히 지킨다. 여섯째, 힘들고 고된 마라토너 과정을 차라리 즐긴다. 일곱째, 역경을 만날수록 더욱 정신력이 강해진다. 여덟째, 자신의 미래는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다. 아홉째,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열 번째, 머릿속에 우승하는 이미지를 그리며 실현해 간다.
그리스 하면 올림픽의 나라, 마라톤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근대 올림픽이 최초로 개최되었던 파나티나이코 경기장 앞을 우리나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달려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봉주르 ‘금’ 라이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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